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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축구연맹(FIFA)의 규정에 따르면 A매치 또는 프로축구 경기를 했을 경우 48시간 이내에 또 다른 경기를 할 수 없다.
그만큼 이틀 만에 경기를 가진다는 것은 체력적으로 무리가 따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잘 알고 있는 ‘유비’ 유상철(울산 현대)은 FIFA 규정을 어기고 말았다.
그는 3월29일 콜롬비아전이 끝난 지 꼭 18시간 만에 문수월드컵경기장을 87분간 누볐다.
29일 오후 7시부터 30일 오후 5시까지 불과 22시간 사이에 그는 177분(2시간57분) 동안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달렸다.
FIFA 규정으로 따지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유상철이 파김치가 된 몸을 이끌고 부천과의 홈경기에 출전한 이유는 지난 3월26일 포항에 덜미를 잡히며 팀 10연승이 좌절돼 후배들의 사기가 떨어졌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선배가 앞장서서 뛰면 후배들도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마음에서 그는 하루 만에 출전을 강행했다.
그리고 부천과의 경기에서 전반 13분 만에 선제골을 넣으며 팀 승리를 일궈냈다.
A매치와 K리그를 오가며 ‘고참 투혼’을 발휘한 유상철이 ‘2003푸마·스투 프로축구 3월 넷째주 베스트11’에 선정됐다.
유상철은 지난주 자신의 시즌 1호골을 터뜨리면서 올시즌 베스트11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유상철과 함께 베스트 FW에 전북의 특급용병 마그노가 뽑혔다.
마그노는 3월26일 부산과의 홈경기에서 해트트릭을 작성, 올 들어 최고평점인 8점을 얻는데 힘입어 최고 공격수의 영광을 안았다.
MF 부문에서는 3경기 연속골의 기록과 함께 시즌 4골로 득점랭킹 단독선두를 달리고 있는 우르모브(부산)가 선정됐다.
우르모브는 26일 전북전에서 만회골을 넣은 데 이어 30일 포항전에서는 동점골과 역전골을 터뜨려 역전승의 주역이 됐다.
이 밖에 30일 광주전에서 올시즌 처음 얼굴을 내밀면서 자신의 시즌 1호골을 터뜨린 이관우(대전)를 비롯해 안양의 플레이메이커 히카르도, 성남의 브라질 용병 이리네가 베스트 MF로 뽑혔다.
DF 부문에서는 26일 대구와의 경기에서 수비수임에도 나란히 골을 기록한 성남의 이기형과 싸빅이 최고의 활약을 펼친 것으로 평가됐다.
또 팀을 2위로 끌어올리는 데 중심 역할을 한 안양의 이상헌과 대전의 2연승을 이끈 김성근이 각각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렸다.
골키퍼는 26일 전남전과 30일 전북전에서 무실점을 기록한 ‘구리 신씨 시조’ 신의손(안양)의 활약이 가장 돋보인 것으로 평가됐다.
/구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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