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은 왔다.’

대전시티즌의 ‘시리우스’ 이관우(25)가 화려한 부활의 몸짓을 시작했다.
지난달 30일 광주상무와의 홈 개막전에서 올 시즌 처음 출장하자마자 골을 터뜨리며 팀에 귀중한 2연승을 안겨 ‘역시 이관우!’라는 찬사를 한몸에 받았다. 후반 10분 관중의 열렬한 환영 속에 교체멤버로 투입된 뒤 날카로운 패스워크와 뛰어난 경기운영 능력을 발휘하며 그라운드를 휘젓다 0-0의 팽팽한 균형이 이어지던 후반 31분에 강한 오른발 프리킥으로 골문을 열었다. 지난해 10월 30일 성남전 이후 5개월 만에 터진 골이자 부상의 악몽을
씻어내는 신호탄이었다.

이관우는 대전의 골 가뭄을 해결할 단비 같은 존재. 광주상무전에서도 경기의 주도권을 잡고도 확실한 해결사가 없어 골가뭄에 시달리던 팀에 통쾌한 프리킥골을 선사했다. 골게터는 아니지만 뛰어난 킥솜씨를 발휘해 세트플레이를 주도하고 재치있는 플레이로 골루트를 여는 등 팀 득점의 키플레이어 구실을 하고 있다. 선제골을 터뜨리자 유니폼 상의를 벗어던져 자신의 팬클럽 ‘시리우스’가 제작해준 귀여운 언더티셔츠를 드러내 팬들의 환호에 답
하는 대전의 인기스타다.

올 시즌 개막 3일 전인 지난달 20일 팀 자체 훈련 도중 오른쪽 발바닥에 충격을 받으면서 지난해 다친 오른쪽 발목상태가 나빠지는 바람에 2경기에 결장했다. 이관우는 첫 경기 후 “지난해는 정규리그에서 고작 1승에 그쳤는데 올해는 3경기 만에 2승을 거둬 꿈만 같다. 모든 게 동계훈련을 열심히 한 결실”이라며 “몸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출장의 기회를 줘 행운의 골을 터뜨릴 수 있게 해주신 감독님께 감사한다”고 말했다.

아직 발목 통증이 남아 있고 현재 몸상태는 정상의 70~80% 정도지만 하루가 다르게 몸이 좋아져 꽃피는 4월에 골게터 김은중이 돌와오면 올 시즌 목표인 도움왕레이스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며 미소지었다.

청소년대표와 올림픽대표를 지낸 유망주지만 2000년 프로입단 후 잦은 부상으로 자신의 기량을 100% 발휘하지 못하고 늘 ‘미완의 대기’로 머물렀던 시리우스.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한 지난해에도 19경기에 나서 2골 1어시스트만 기록했다. 통산성적은 9골 6어시스트. 올 동계훈련에서 ‘축구에 눈을 떴다’는 이관우는 올해만은 팀 전체 경기수인 44경기 중에 35경기 이상 출장해 팀의 중위권 진출에 앞장서겠다며 이를 악물었다.

조현정기자
hjch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