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지쳐 쉬고 싶은 생각뿐이다.”

이태호 대전시티즌 감독이 내년시즌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태호 감독은 12일 축구협회(FA)컵 준결승전이 끝난 뒤 가진 인터뷰에서 “대전을 맡은 지난 2년 동안 너무 지쳤다”며 “감독직을 계속해야 할지 여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밝혀 사실상 감독직 사퇴 쪽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밝혔다.

그는 또 “대전에 올라가는 대로 지역 축구원로와 전문가를 만나 감독사퇴에 대한 의견을 들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이태호 감독이 사퇴의사를 밝힘에 따라 대전시티즌은 자금난에 따른 팀해체 위기와 더불어 감독사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이태호 감독이 이처럼 감독직 사퇴라는 마지막 카드를 꺼내게 된 첫 번째 이유는 올시즌 K리그에서 단 1승이라는 최악의 성적을 거둔 데 따른 부담감 때문이다.

이태호 감독은 계속된 연패에 따른 부담감으로 스트레스성 목디스크가 생길 만큼 힘든 시즌을 보냈던 게 사실이다.

결국 이감독은 시즌 종반에 들어서면서 병원과 경기장을 오가는 힘든 생활을 견뎌내야만 했다.

여기에 K리그가 끝날 무렵 시작된 대전 서포터스의 퇴진 압력도 한몫했다.

이감독은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 주어야할 서포터스가 오히려 선수들을 비난하기에 이른 상황에 염증을 느꼈다”며 “점점 훌리건화돼 가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서포터스에게 큰 실망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대전시티즌의 서포터인 퍼플크루는 시즌 막바지까지 팀이 연패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경기장에 ‘이태호 감독 사퇴하라’는 내용의 플래카드와 구호를 외치면서 이태호 감독을 압박하기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이감독은 2003년까지 계약기간이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즌 막판에 들어서면서 경기 중에 공공연히 사퇴의사를 비치기도 했다.

이태호 감독은 “감독사퇴 이후 계획에 대해선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지는 않았다”며 “체계적인 축구공부를 위한 해외유학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서귀포=이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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