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U+ Square에서 열린 2PM Sign회에 다녀왔습니다.
우연찮게 Event 공지 이후 얼마 되지 않아 알게 되어, 점심도 못 먹고 뛰어갔다와서 당첨되었습니다.

2PM의 Sign회는 처음이라 무척 두근두근, 긴장했습니다.
도착하니 번호 배부에 꽤 줄이 길게 늘어서 있더라구요.
나눠주는 생수와 브로마이드, 그리고 번호표를 받았습니다.

2pm_20110612_sign_01.jpg

번호표는 센스있게 준호가 들고 있는 종이에 번호가 인쇄되어 있는 손바닥만한 동그라미였습니다.
이왕이면 해상도 좋게 해서 출력해주었으면 좋았을텐데 자세히 보면 도트가 있고 좀 뭉개져 보였습니다. T_T

선착순 Event 당첨자는 무조건 앞번호인지라 안 그래도 긴장되는데 더 긴장하고 기다렸습니다.
5시부터 매장 앞에서 기다렸는데 다행히 2PM은 늦지 않게 6시 즈음 도착했습니다.
다른 입구로 들어가서 대기 중인 저는 애들은 코빼기도 못 보고 들리는 함성 소리에 긴장되는 마음을 달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하나둘 입장하고, 저도 매장 내에 들어가 대기하게 되었습니다.
매장 유리문을 온갖 브로마이드와 현수막으로 정말 꼼꼼하게 가릴 때부터 느꼈지만, 제가 가본 Sign회 중에서 가장 분위기가 무서운(?) Sign회였습니다.
일렬로 앉은 Member들 뒤로 각 한 사람씩 여자 사람이 서 있었고, 대기자들과 Member들 사이에는 경호원이 여럿 있어, 각 번호 별로 대기/출발/퇴장시키는 역할을 맡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양 옆으로도 수 명의 경호원이 대기 중이었습니다.
심지어 Staff 중 한 명으로 추정되던 영상 찍으시던 남자분까지 진행이 먼저라며 제지당하기도 했습니다.

제 앞 번호인 분이 일찍 끝나서 잠시 대기하면서 준호랑 눈이 마주쳤는데!!!!!
옅은 색의 금발 머리에 하얀 옷에 얼굴이 뽀얀 준호가!!!!!!! 생각보다 너무 예쁜 겁니다!!!!
지금까지 준호를 귀여운 느낌이 있어도, 사내 애라는 느낌이었는데 처음으로 직접 마주 보게 된 준호는 너무 뽀얗고 예뻤습니다.

인상 흐릿하다고 맨날 그랬는데 나름대로 또릿하고, 눈도 안 작고 샤프한데다가 얼굴은 또 뽀얀데 머리색도 밝고 옷도 밝아서 살짝 빛나는 거 같기도 하고...
안 그래도 워낙 좋아라하면 예쁘다예쁘다하고 콩깍지도 마구마구 쓰는 편인지라 각오는 했지만 이건 그 정도가 너무 심하게 예쁜 겁니다. T_T
기대보다 더 멋지고 잘생기게 보일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결코 '예쁜' 느낌일 거라고는 생각지 않았어서 한방 맞은 느낌이었습니다.
골격은 크고 단단하고, 적당히 말라서, 평소에 가지고 있던 사내 애 다운 그런 느낌은 그대로 있는데, 거기에 여성스러운 것이 아닌, 고운 것도 아닌, 예쁜 느낌이라서 좋았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아레나에서 은발에 하얀 니트 입고 찍은 사진 같은 느낌. 

하지만 집에 돌아와서 다른 분이 찍은 사진을 보니 그런 준호는 어디에....
물론 멋지고 귀엽지만, 제가 봤던 그 준호는 없고, 매일 보던 준호만이.......으항항.

아, 정신줄 좀 잡고....다시 후기로 돌아오면, 그런 예쁜 준호가 앉아서 쳐다보는데 속으로는 '으헛, 너무 예뻐!!!'를 백만번 외치면서 얌전히 경호원의 가라는 신호를 기다렸습니다. 

순서가 되어 한 발자국 떼자 바로 인사를 하던 준호. "안녕하세요." 
그리고 도착하기도 전에 바로 이어서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라고 물어보더라구요.
이미 LG U+ 브로마이드에 'to.'까지 적고는 매직을 손에 쥔 채로 올려다보면서 물어보는데.... 속에서는 '으앗, 손에 쥐고 멈춰있어, 귀여워!!!', '아직 가지도 앉았는데 성질도 급하지.', '다른 데다 받으면 안되나?'까지 막 생각이 뒤죽박죽이 되더라구요.

정말 짧은 순간에 속으론 별 생각을 다 하면서 꺼내들고 있던 'Still 02:00PM' CD를 내밀면서 "여기다 해주시면 안돼요?"라고 물어봤습니다.
그러자 계속 쳐다보던 얼굴이 눈썹이 살짝 내려가면서 곤란하고 난감한 표정이 되더니 잠시 고민하는 눈치였습니다.
잠시 고민하더니, "어~, 예!"하면서 흔쾌히 CD를 받아가더라구요.

그 와중에 곤란해하는 그 표정이 너무 귀여워서 넋놓고 쳐다보면서 속으로 '으앗, 귀여워!!'만 백만번 외쳤습니다.
준호가 알았더면 기겁할 생각이지만, 뭐... 준호는 제 생각을 못 들으니까요. 으항항.

받아들고는 낮지만 경쾌한 목소리로 다시금 "성함이?"하고 물어오는 준호.
사실 제 이름이 영어권에 살다온 애들 아니고서는 잘 못 알아듣고, 제가 또 목소리도 작아서 알려주려면 평균 3번 정도는 문답을 해야해서 이제 아예 포기하고 이름과 받고싶은 말을 적은 종이를 내밀었습니다.
그랬더니 슥삭슥삭 CD 가장 앞에다가 Sign을 하는 준호!!
사실 준호 Page에다 받고 싶어서 미리 책갈피 끼워서 가져왔는데 그냥 그대로 하길래 엇! 했지만 뭐 이미 시작했으니까 말해 뭐하나 싶기도 하고, 예쁘니까 봐주기로 했습니다. =]

열심히 쓰는데 사실 받고 싶었던, 또 하고 싶은 말이기도 했던 그 말은 "열심히 즐겁게 삽시다!!" 였는데 제 멋대로 어절 하나를 홀랑 날려버리고 쓰더라구요.
사실 '열심히' 보다는 '즐겁게'에 무게를 두고 있는데 말입니다.
하지만 준호 네가 열심히 살라면, 열심히 살아야지... 안 그래도 열심히 벌어야 너네 Fan 하겠더라. 으으.

2pm_20110612_sign_02.jpg


글씨는 영어랑 '준호'만 좀 봐줄만하게 쓰는 우리 준호. =]

Sign하는 걸 내려보며, 키가 크니 앉아잇는 앞에 서 있어도 좋구나- 싶었습니다. 
제가 크지 않은 키인데다가 낮은 운동화를 신어서 제가 서 있고, 준호가 앉아있어도 머리 꼭대기만 내려다보지 않아도 되어서요. 하하.
Sign이 다 끝나자 오른손의 매직을 야무지게 왼손으로 옮겨 쥐더니 자연스레 악수를 청하더군요.
사실 원래 악수는 청하고 싶었으나 대기 중에 진행이 빠르고 악수 등을 제지한다는 말이 있어서 그냥 포기하고 있던 터라 준호가 손을 내미는데 흠칫했습니다.
생각지 못했던 행동이라 움찔하고 손을 뒤로 뺐다가 잡았습니다.

손에 땀이 많은 걸로 알고 있었는데 보송보송하고 무척 따뜻하고 부드러워서 놀랐습니다.
남자 손인데도 딱딱하지 않고 대신 크고!!
제가 여자치고도 손이 작은 편이라 손목까지 막 감싸져서 좋았습니다. 제가 손이 작아서 큰 손을 좀 좋아라 합니다. =]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면서 악수를 하길래, 저도 "감사합니다."라고 꾸벅 인사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네~"라고 다시 대답하더라구요.
거기에다 대고 또다시 "감사합니다.'라며 쿨하게 퇴장.
경호원이 안내하기도 전에 손놓고 그냥 나와버렸습니다. 하하.




이 모든 것이 고작 25초 안에 일어난 일.
그리고 찍어보겠다고 노력했는데, 찍힌 건 손 뿐(...).

낯을 가리는데다가, 모르는 사람하고 용건없이 대화를 이어갈 넉살이 없는 편인지라 Sign회를 하면 상대방이 말을 걸지 않는 이상 인사만 나누는데 역시 준호와도 그랬네요. 
그래도 저 짧은 순간으로 인해 얼마나 행복해지고, 얼마나 준호가 더 좋아졌는지.
정말 마음이란 마법과도 같네요.

손만 찍힌 저 영상을 편집하면서, 또 편집된 영상을 돌려보며 말투도, 곤란해하는 목소리도, 쓱쓱 글씨를 쓰는 손도, 악수를 위해 매직을 왼손으로 옮기는 것도, 매직을 쥔 야무진 손 끝도 어찌나 귀엽고 좋던지.
고작 저런 거에 베실베실 웃고 좋아하는 게 참 웃기긴 합니다만..
다른 누군가가 나한테 하면 무서울 거 같은 일은, 제가 준호에게 하고 있네요. 으항항.

처음으로 만난 준호는 그간의 귀엽고 멋진 준호에서, 남자다운 선 위에 예쁜 느낌까지 얹은 22살 동생이었고, '일하는 중'이라서 적당히 다정하고 적당히 냉정한 사회인이었습니다.
또 대하는 내내 얼굴을 봐줘서 좋았습니다.
당당히 집에 와서 "오늘 본 거 쿤이랑 준호밖에 없는데, 쿤이보다 준호가 더 잘생겼어!!"라고 말해서 비웃음을 샀지만... 정말 오늘만큼은 이게 제 진심. =]
감정은 원래 주관적인 거니까요!! (라지만 위에 있는 내용들은 참....... 부끄럽네요. 아하하.)

하지만 이렇게 행복해지고, 좋은 날이었어도 역시 모르는 낯선 남자, 이준호보다는 무대 위에서 멋진 2PM 준호가 저는 더 좋습니다.
이제 곧 Comeback하는 2PM의 멋진 무대 기대 중입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