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이 불타오르는 요즘, Battle의 Sign회 소식이 들려오길래 냉큼 가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지난 주도 요 녀석들 때문에 토요일에 늦잠을 포기했는데, 이번 주에도 역시 8시도 채 되지 않은 시간에 일어났습니다. T_T

9시 조금 전에 도착해서 생각보다 이른 번호를 받았습니다.
새로 산 CD와 번호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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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를 사고는 다시 집으로 돌아와서 낮잠을 자려 했지만, 어찌어찌 하다보니 나갈 시간.
이번 주 내내 상태 메롱이어서 얼굴에 피곤이라고 써있어서 평소와는 다르게 좀 꾸미기 시작했습니다.
너무 폐인처럼 보일 거 같길래. 하하하.

안 신던 구두도 신고, 화장도 하고 곱게 치려입었더니 기분 전환은 되었는데 판단 미스였습니다. T_T
구두에 좀 약한데, 왕복 시간을 포함해서 3시간 반 정도를 쭉 구두를 신고 서 있었더니 굽이 낮은데도 불구하고 더욱 상태 메롱이 되었습니다. 하하하.
IDOL Powe는 UP! 되었지만 다음 주도 상태 메롱 지속 확정.


어쨌든 예정된 시간 조금 전에 Battle이 도착하였습니다.
대기 중인 Fan들 앞으로 지나갔는데, 지운이가 '말해 지운이' 같아! 라고 생각했지만, 바로 잘못 봤겠지- 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점점 차례가 가까워지면서 확실히 애들을 보게 되니 머리를 자른 지운이!!
다들 머리를 정리한 것 같더라구요.

순서는 휘찬, 류, 리오, 태화, 크리스.
IDOL 울렁증이 또 도져서 두근두근, 게다가 공연 이외에는 처음으로 가깝게 보는 거라서 더욱 떨렸습니다.
게다가 맨날 어리니까 귀엽다 이쁘다 했어도 TV, 무대에서랑은 달리 앞에서 보게 되니, 180cm 가까운 큰 남자들이니까 갑자기 '진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울렁울렁.

굳어있는 와중에 차례가 돌아와서 떠밀리듯 아이들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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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휘찬이.
귀엽게만 봤는데 역시 남자애라서 잘생기고 멋지고.
하지만 온 몸 가득 발랄 싹싹 오오라가 풍겨나오고 있었습니다.

제가 밀려서 앞으로 가는 동안 얼굴 가득 미소를 띄고 눈을 맞춰오더군요.
얼굴이 반짝반짝.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서로 인사를 나누고 휘찬이는 CD 확인.
CD에 붙여둔 이름을 적은 Post-it을 보더니 갑자기 고개를 번쩍 들며 물었습니다.
('ZOE'라고 적어두었습니다.)

"어! 중국 Fan이세요?"

으하하하하하하하하.
영어권에 살다 온 녀석들 아니면 'z'가 들어가면 중국인으로 오해를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울렁증으로 인한 긴장이 확 풀렸습니다.

"아닌데요."
"아, 이름이 이래서..."

미안했는지 밝았던 목소리가 좀 작아지며, 변명을 하더라구요. 귀여운 태관이.
누나라고 써달라고 하고 싶었는데 어느새 ZOE를 쓰고 하트를 그리고 있길래 그냥 두고 말을 걸었습니다.

"이거 영어 이름이에요."
"네?"
"영어 이름이에요."
"아~"

제가 휘찬이와 반대로 목소리가 작은 편이라서 못 알아듣고 한 번 더 물어주었습니다.
Sign을 하는 중에 별 거 아닌 한 마디인데 집중해서 눈 맞춰오며 물어주니까 이쁘더라구요.
마치고는 옆으로 CD를 밀며 "고맙습니다."라고 하는데 저도 "고맙습니다." 인사하면서 CD를 뺏어 왔습니다.
워낙 울렁증이라서 이런 거라도 안 하면 아무 것도 못하고 목석처럼 서있을 것 같아서요. 하하.

태관이는 생각보다 컸고, 생각보다 몸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너~무 방송 Image 고대로 였습니다.
Fan 모두의 말 하나하나, 오는 Fan 하나하나가 다 감탄하면서 듣고 인사하고.
밝고 건강한 기운이 정말 예명처럼 빛나는 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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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찬이가 밀던 CD에 손을 내밀던 승재.
제가 CD를 가져오는 바람에 시선이 고대로 저에게 올라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속으로는 '승재가 웃는다!! 예뻐!' 였지만 겉으로 웃으며 승재와 함께 웃으며 인사했습니다.
공손하게 CD를 받아들더니 슥슥 To.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태관이는 밝은 기운에 같이 즐거워하다가 잊었지만 꼭 '누나'를 받고야 말테다!의 심정으로 ZO까지 쓴 승재에게 부탁했습니다.

"누나라고 써주세요."
"네? xx요?"
"아니오. 누나요."
"네?"
"누나요."

역시나 작은 목소리 때문에 한 번에 알아듣질 못했습니다. T_T
점점 울렁증은 어디로 가고, 승재는 들어야겠다는 일념으로 쓰던 것도 멈추고 앞으로 몸을 기울이고, 저는 전달해야된다는 일념으로 점점 숙여서 거의 귓속말하듯 얘기해줘서야 알아들었습니다.

그리고 Sign을 슥삭 하더니 한다는 말이!

"저희 앞으로 열심히 활동 하겠습니다.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커헉, 승재야!!!!!!!
나 관계자 아니다? Fan이라서 너네 좋다고 쪼르르 달려온 사람이다?
그렇지만 저도 승재와 같은 A형의 피가 흐르는 사람이라 무심결에 허리를 굽히며 말해버렸습니다.

"아니에요. 감사합니다."

승재는 또 감사하다고 하니, 꾸벅 인사하고.
저도 왠지 다시 고개 숙여 답례하며 CD를 받아들었습니다.
시간이 좀 더 여유있었다면, 아마 네버엔딩인사퍼레이드를 펼쳤을 거라는 생각이...T_T

승재는 생각보다 덜 말랐습니다.
그리고 잘생긴 건 잘생긴 거고, 예쁜 느낌이 더 있었어요.
눈매나 행동하는 몸의 태가 예쁜 느낌.

Fan들이 해달라는대로 볼에 손 찌르며 이쁜 표정, 안녕 등등을 다 해주더라구요.
185cm나 되는 장신의 성인 남자면서, 그러면 이쁜 줄 아니!!! (이쁘긴 했지만요. T_T)
그 올곧고 책임감 강한 성격, 아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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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두근두근, 대망의 지운이.
다행히 휘찬이의 중국인 타령과 리더류의 고객접대 멘트에 어느 정도 긴장이 풀려있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또 인사를 나누며 CD를 건네주었습니다.
안 그래도 많이 좋아하니까 어렵고, 지운이는 조금 어려운 감이 있는데 아무 말 없이 슥슥 Sign을 먼저 하더라구요.
말을 잘 못 걸어서 '누나라고 써주세요'가 유일한 말 붙이기 용 준비 Ment 였는데 뻘쭘하게 서서 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To.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저, 누나라고 써주세요."
"네?"

말을 붙이자 큰 눈으로 쳐다보며 물어오는 지운이.
역시 제 작은 목소리가 큰 걸림돌이었습니다. T_T

"누나라고 써주세요."
"xx요?"
"아니오. 누나요."
"xx요?"
"누나요."

승재 때와 같이 서로 점점 가깝게 귓속말이 되었으나T_T 세 번씩이나 물어보고도 지운이는 못 알아들었습니다.
점점 얼굴은 가까워지지, 그 와중에 지운인 못 알아들어서 제 얼굴을 빤히 보다가 눈이 마주치고.
사실 서로 듣겠다, 정확히 말해주겠다는 일념에 가까워졌던 거라 눈이 마주친 순간 갑자기 가까워진 거리에 대한 인식이 확 들어서 좀 가슴이 덜컹했습니다.
게다가 지운이 눈이 좀 커야죠. 아무리 굽혔어도 제가 선 상태고 지운이가 앉은 상태라 안 그래도 큰 눈을 반문하느라 크게 뜬 상태에서 올려다보니 정말 '동그란' 큰 눈.
그 와중에 '눈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하.

결국 지운이가 포기하고는 승재 Page를 뒤적이더라구요.
승재가 뭐라고 썼는지 보려는 듯 했습니다.

"아~, 누나구나. xx라고 하는 줄 알았어요."

웅얼거리며 혼잣말 하듯 얘기하더니 누나-라고 쓰는 지운이.
목소리 작아서 미안해. T_T
게다가 긴장하면 의식하지 않는 새에 목소리 더 작아지는 거 같더라.
 
그런데 나중에 보니 승재 꺼...너 용케 한 번에 알아봤다? 지운아.
난 승재가 '유라'라고 쓴 줄 알았어. 뒤에 기호는 뭔지 아직도 해독 불가능이고. 으항항.

다 쓰고 CD를 밀어주는 걸 받고서 용기내서 부탁 했습니다.

"저, 악수..."

그랬더니 매직을 쥐고 있던 걸 왼손으로 옮겨잡고는 손을 내밀어 주었습니다.
요즘 계속 끼고 있는 큰 반지가 생각보다 안 크다는 엉뚱한 생각을 하면서 악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또 감사인사를 하며 제일 좋고, 무서운 지운이와는 끝.

지운이는 제가 좀 어렵게 생각하는 게, 자기 주관이 뚜렷한 게 보이기 때문입니다.
누가 그렇지 않겠냐마는, 지운인 그걸 강하게 표현하는 사람이라서 내가 이렇게 하면, 지운이가 싫어하지 않을까 고민하게 만들어요. 데뷔 초반에는 '음악'은 사랑하지만, '방송'에는 좀 불만을 가진 것 같기도 했었고.
그래서 'Fan'을 무한사랑하는 것 같지만, 지운이가 생각하는 'Fan'의 범위를 벗어나진 않을까 노심초사하게 되는 면이 있습니다.

오늘도 그래서 좀 쫄았달까요.
누나라고 써달래서 미안해T_T, 목소리도 작아서 별 거 아닌 거 여러 번 묻게 해서 미안해T_T.
이렇게 되버렸지요.

무섭다고는 해도, 사실 그런 면이 제가 지운이에게서 제일 좋아하고, 부럽기도 한 면입니다.
주관이 뚜렷하고 강단이 있는 것.
무척 예의가 바르지만, 그것 때문에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하는 일도 없고.

성격도 성격이고 지운이 너무 잘생겼어요.
가까이서 처음 보는 건데, 억울하겠던데요.
TV에서 볼 때, 광대뼈 튀어나온 것이나 둥근 코로 비율이 좀 아쉽다- 했던 부분이 실물로는 티가 나질 않습니다.
눈이 큰 것도 더 남자답고, 멋지고.
그리고 생각보다 말랐어요. 몸 선도 실제로 볼 때가 더 예쁘더라구요.

중간중간 다른 Member들 시간이 길어져서 Term이 생길 때가 꽤 있었는데, 지루해하는 걸 솔직하게 표현해서 귀여웠습니다.
천상 남자구나- 싶더군요. 보통 주변에 남자들 보면 '아무 것도 안하고 있는 순간'을 못 견뎌하는 사람들이 많던데, 지운이도 그런가 봅니다. 뭔가 '할 일'이라는 게 주어져야만 하는.

그리고 Fan이 남기고 간 카드를 그 지루해하던 순간에 찾아서 읽는 모습이 참 예뻤습니다.
어차피 비슷비슷한 말이 써있을 텐데, 지루한 시간을 메꾸기 위해 읽는다기보다는 한문장 한문장 진지하게 읽는 게 보여서 감동받았달까요. 그걸 Staff가 가져가자 그 Staff 붙잡고 뭐라뭐라 얘기하는 것까지도 '진심'이 보여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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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지운이한테 악수를 청하는 바람에 본의아니게 잠시 놀려둔 태화.
바로 악수 후에 태화에게 인사와 함께 CD를 건냈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선그라스를 끼고 있어서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싹싹한 방송용 태화의 기운이 물씬 나서 괜찮았습니다.
태관이가 밝고 건강한 기운이라면, 태화는 싹싹한 기운.

승재와 지운이가 '누나'를 잘 못 알아들어서 태화에게 얘길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알아서 척척 누나를 적어주더군요. 왠지 태화는 싹싹한 남동생 같아서 무심코 생각이 입 밖으로 나왔습니다.

"와, 알아서 적고... 잘했어요."

그러니까 손을 잠시 멈추고 "에헤"하면서 특유의 눈웃음을 보여주더라구요.
선그라스를 꼈어도 풍겨오는 진토리의 기운! >_<

그리고 Sign을 마무리하고 씩씩하게 인사.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같이 인사를 하자 또 눈읏음 치며 눈을 맞춰주는데 남동생 삼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태화는 적당히 귀엽고, 적당히 남자답고, 그리고 역시 에이스.
싹싹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어 주변 손윗사람들한테 사랑받겠구나 싶더라구요.
딱 남동생 느낌.
옆에 두고 귀여워해주고 싶었습니다.
선그라스를 끼고도 눈웃음이 마구마구 느껴지니 이를 어쩔까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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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막내 리쓰.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CD를 건네며 인사를 하는데, 놀랐습니다!
목소리가, 목소리가 생각보다 너무 낮았어요.
Radio에서 듣던 거랑도 또 달라서, 되게 남자답고 멋지달까.
웃으면서 인사하며 제 얼굴을 보고 있었기 때문에, 놀란 게 전해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리쓰도 알아서 척척 누나라고 쓰더라구요.
그리고 영어권에 살았기 때문인지 혼자만 "Zoe"라고 써주었어요.
(제가 대문자로 썼더니 다들 대문자로만... 심지어 휘찬이와는 중국인 논란까지!)
이미 목소리 때문에 와- 멋져 상태라서 멍-하니 바라보고 있자니 Sign까지 끝.
CD를 척척 주워 내밀길래 받았는데, 리쓰가 다시 한 번 놀래켰습니다.

받고 손을 뒤로 빼고 있는데, 덥썩 손을 잡는 겁니다!
순간 놀래서 손을 빼버릴 뻔 했으나, 다행히 그러진 않았구요.
그렇게 두 번 놀란 가슴으로 리쓰와 악수를 했습니다.

그리고 역시 싹싹하게 웃으며 인사.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는 마지막까지 눈을 맞춰주는 리쓰와 눈인사하며 빠져나왔지요.

형록인 어릴 때 데뷔해서 톡톡 튀고 엉뚱발랄한 막내로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요즘은 어른이 되는 길목에서 성장한 모습이 가장 많이 보이는 Member입니다.
그래도 아직 그 싹싹하고 귀여운 일면은 남기고, 남자다운 진중함마저 갖춰가는 것 같아서 성장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Sign회 내내 앞쪽의 Fan들에게 웃어주고, 손도 흔들어주고 하더군요.
형록이 생각보다 남자답고, 안 말랐습니다.
어깨가 좁고 말라서 왜소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진 않았습니다. 어깨는 살짝 좁은 감은 있지만.
키도 굉장히 커서 불쑥 머리 하나가 더 올라옵니다.
그간 앵앵거리는 막둥이로만 생각했는데 리쓰의 '남자의 향기(...)'를 제대로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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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사진, 영상, 녹음은 금지였기 때문에 사진은 이것 한 장만 찍었습니다.
그냥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서 이런 현장에 가면 무대 사진이라던가, 한 장 씩은 찍어 오거든요.
저렇게 흔들렸지만 금지였기 때문에 한 장만. 하하.

제대로 시간 맞춰서 시작했고, 예정대로 1시간으로 끝냈습니다.
끝낸 후엔 류가 대표로 남아있던 Fan들에게 인사도 해줬고.
굿에서 따라붙은(?) 메라씨들도 무턱대고 Fan들을 찍지 않고 Battle 위주로 찍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진행이 매끄럽고, Fan들도 그럭저럭 질서를 지킨 편이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Battle!
다들 먼저 웃으며 눈을 맞추고 인사해주고, 감사하다고 말해줘서 좋았습니다.
말을 하면 손을 멈추고 얼굴을 봐주고, 별 것 아닐 한 마디라도 끝까지 알아들으려 노력해주서 고마웠습니다.
다들 예의바른 청년들.

Ment를 못받은 것은 조금 아쉽지만, 같은 Post-it의 이름을 보고 쓰는 방식들이 어쩌면 다들 제 성격대로라서 조금 웃었습니다.

휘찬이는 밝고 건강한 기운이 온몸으로 마구마구 발산되었고,
승재는 아기자기하고 예쁜 짓들을 해주었고, 정말 A형식 예의바름.
지운인 역시 무서웠지만 예의 바르고 잘생겼고,
태화는 싹싹해서 사랑스러운 남동생..
리쓰는 소년과 어른의 경계, 남자~가 되어가고 있어요.

제가 예의바른 거에 되게 약해서 무지 좋았습니다.
오늘은 다섯 모두 다 쏙 마음에 들어서, IDOL Power가 한껏 Up! 된 하루였습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