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나 지하철에서 애들을 만났다-는 얘기들은 머나먼 얘기로만 생각했는데, 오늘 드디어 경험했습니다.

7시 경, 주주룩 있는 연휴에 발걸음 가볍게 퇴근하던 중!
지하철 역 내부에서 가까이 걸어오는 스타일 괜찮은 훈남(...)이 있길래, 키도 크네~ 하면서 고개를 든 순간!!

"건일이다!"

눈이 마주치는데 건일이었습니다. 세상에!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다 모르는 사람 눈 마주쳤을 때 그러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스쳐 지나갔습니다.
콩닥거리는 가슴으로 조금 떨어진 후, 개찰구 통과 전에 고개 돌려 한 번 확인하려는데!!
고개 돌리자마자 보이는 건일이 옷. (베레모에 갈색 가죽자켓, 스키니진 차림이었습니다. 으항항)

정말 무지 놀랬지만, 놀래는 티를 그렇게 안내는 타입이라서 다행스럽게도 아무렇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타이밍 좋게 아까부터 계속 전화를 하던 건일이는 특유의 억양으로 "네?"라고 하더라구요.
눈이 너무 확실해도 짧은 순간이라 잘못 봤을지도 몰라-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목소리로 완전히 확인.

개찰구 지나 들어오는 동안, 건일이는 계속 전화하면서 매표소 쪽으로 슬슬 걸어가더라구요.
속으로만 안녕~하면서 지하철타러 내려왔습니다. 

아무도 못 알아보는 게 좀 가슴아팠지만, (제가 Fan일 거라도고 절대 눈치 못챘겠지요)
피부가 많이 좋아진 듯 하여 제가 우연한 만남에 정신줄을 놓고 자체 블러 처리한 게 아니기를 빌고 있습니다.
반가웠다, 건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