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베트남전에 대비한 훈련을 마치고 동료들이 속속 대표팀 버스에 올라탈 때 김은중(25.FC서울)의 발걸음은 다른 곳으로 향했다. 프로축구단 대전 시티즌 사무실이다.

올 시즌부터 FC 서울 유니폼을 입고 있지만 대전은 김은중에게 고향과도 같은 팀. 동북고를 중퇴하고 지난 1998년 일찌감치 K리그라는 전쟁터에 뛰어든 김은중은 대전에서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의 성장기를 보냈다. 전임 김기복, 이태호 감독은 고교시절 은사나 다름없고, 대전 시민과 서포터스의 분에 넘치는 사랑도 잊을 수 없다.

그리고 태극마크를 달고 그들 앞에 다시 선다. 9일 오후 7시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06 독일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베트남전.

박성화 감독은 김은중을 '해결사'로 지목했다. 베트남은 지난 98년 김은중이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A매치 데뷔골을 넣었던 상대. 또 김은중은 지난 5일 대구에서 열린 터키와의 2차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리는 등 컨디션도 절정을 달리고 있다. 박성화 감독은 "은중이가 아무래도 대전 월드컵 경기장에 익숙할 것이라는 점도 고려 사항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은중의 마음이 마냥 가벼운 것은 아니다. 지난달 대전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FC 서울과 대전 경기에서 일부 대전 서포터들은 낯선 유니폼을 입고 등장한 김은중에게 야유와 욕설을 퍼부었다. 김은중 모양의 허수아비를 집어던지는 과격한 팬들도 있었다.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오직 베트남전 생각뿐이다. 좋은 플레이를 펼치면 팬들도 좋아할 것이다." 서운함이 없을 리 없지만 김은중은 의외로 담담했다.

지금까지 A매치 성적은 12경기 출장에 5골. 98년부터 대표팀에서 활약했지만 월드컵은 그를 외면했다. 9일 열리는 베트남과의 월드컵 지역예선은 김은중에게 2006년 독일로 이어지는 도약대다. 터키전에 이어 2경기 연속골을 터트리고 대표팀의 간판 스트라이커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전=이해준 기자- Copyrights ⓒ 일간스포츠 & 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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