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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대표도 없고, 태극전사도 해외로 진출해 별로 없다.
그래도 K-리그는 스타들이 인기를 지키고 있다. 나이로나 경력으로나 한창 물오른 3총사.‘앙팡테리블‘ 고종수(24·수원) ,‘진공청소기‘ 김남일(25·전남), ‘시리우스‘ 이관우(24·대전)가 축구팬들의 사랑 속에 프로축구무대에서 화려한 기량을 펼쳐내며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선두주자는 ‘괴짜‘ 고종수. 익히 알려진 천부적인 ‘끼‘를 그라운드에 도입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어 ‘사커 엔터테이너‘라 부를 만하다. 지난 4일 전북전에서 프로축구 통산 최장거리인 57m 왼발 중거리슛을 성공시켜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성실맨이라기 보다 호시탐탐 창의적인 축구를 꾀하는 고종수가 아니고는 하프라인에서 슈팅을 생각하기가 쉽진 않다. 14일 전남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후에는 점프한 후 공중에서 개그맨 이경규처럼 팔로 배를 치는 깜찍한 골뒤풀이로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김남일은 트러블메이커에서 이제야 팬들이 열광하는 ‘그라운드의 터프가이‘로 돌아왔다. 월드컵 이후 부상에서 회복하느라, 해외진출을 놓고 마음고생하느라 축구에 열중하지 못하다 지난 18일 성남전에서 어시스트로 시즌 첫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자신감을 회복했다. 스스로도 “의미있는 도움”이라고 말할 만큼 앞으로 월드컵에서 보여줬던 거친 몸싸움과 근성 외에도 공격해결사로서 성숙된 활약을 펼칠 것으로 평가돼 소녀팬들의 가슴을 설레게하고 있다.
앳된 외모로 많은 고정팬을 확보하고 있는 이관우는 김은중마저 빠진 대전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지루한 재활을 거치고 7월 말 복귀했지만 최근 들어 또 발목이 많이 아픈 상태. 그러나 선수가 부족한 팀을 위해 조심스레,그러나 그라운드에서는 최선을 다하는 정신력으로 프로축구의 인기 지킴이로 활약하고 있다.
세 명 모두 비슷한 또래로 친하고, 최근 시련을 겪은 후 정신적으로 성숙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K리그 ‘인기의 축‘으로 자리잡은 이들의 몸짓 손짓 하나 하나가 축구팬들에게는 하나의 볼거리다.
정은희 기자
ehjeo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