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과 몰래 이적합의...마음정리 끝나니 못보낸다  

"죽을 맛입니다. 7년간 의리를 지켰는데 이렇게 선수를 장난감처럼 저울질 할 수 있습니까." 

대전의 간판스타 이관우가 훈련을 전면 거부하고 있다. 19일 인천전에 교체 투입된 이관우가 20일부터 훈련장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스카우트 파동이다. 사태도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대전은 최근 강효섭 사장이 사퇴했다. 한데 강 사장이 재직할 당시 대전은 수원과 이관우의 이적을 협의했다. 수원은 공격형 미드필더를 물색하던중 이관우보다 나은 선수는 없다고 판단, 적극적인 자세로 협상에 임했다. 대전도 올시즌 후 FA(자유계약 선수)가 되는 이관우를 제 값을 받고 팔겠다는 의도로 협상한 끝에 합의에 이르렀다.

강물처럼 순탄하게 흐르던 협상이었다. 그러나 강 사장이 물러나면서 사단이 났다. 강 사장은 염홍철 전 대전시장이 임명한 인물. 하지만 염 시장이 단체장 선거에서 낙선하며서 강 사장은 사퇴하기에 이르렀다. 또 권도순 이사가 사장직무대행을 맡은 후 대전은 입장 변화를 보였다. 수원에게 이번 이적건을 없었던 일로 해달라고 요청했고, 수원도 이를 받아들인 모양새였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이관우가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 이관우는 지난 2000년 대전에 입단했다. 그동안 숱한 유혹을 받았지만 차마 의리를 저버릴 수 없었다. 특히 대전은 자금난에 시달려 이관우의 발걸음은 늘 무거웠다. 하지만 구단에서 먼저 자신을 판다는 소식에 그도 더 이상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마음 정리도 모두 끝냈다. 그러나 갑작스런 구단 방침의 변경에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관우는 "서운하다. 처음에 나도 몰래 협상을 진행했다. 나중에 안 후 너무 가고 싶었다"며 "하지만 지금 모든 상황이 너무 불리해 졌다. 그렇다고 하소연할 데도 없다. 선수는 운동장에 있어야 하지만 지금은 아무런 생각이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스승인 최윤겸 감독님도 난감해 하며 힘들어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나 또한 요 며칠 사이 잠을 못잤다. 죽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대전도 마음이 떠난 이관우를 어떻게 해야 할 지 난처한 입장이다. 신화용 대전 홍보팀장은 "5월부터 이적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고 급물살을 탄 건 이달초부터다. 에이전트 쪽에서 먼저 조건을 제시해 왔다. 시민구단인 까닭에 항상 재정적 여유가 없었고 긍정적으로 검토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좋은 조건의 제의가 들어온 이상 선수와 구단 모두에게 좋은 방향으로 가 보자고 이관우 선수와 얘기를 했고, 만약 안 됐을 경우엔 팀을 위해 남은 기간 열심히 뛰겠다는 약속을 최 감독과 이관우 선수가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결과적으로 기대한 일이 무산됐으니 선수 본인이 느꼈을 실망감은 이해가 간다. 그러나 프로인 이상 훈련 거부와 같은 행동에는 책임을 져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한편, 대전과 합의에 이른 수원은 "대전이 이관우의 이적 합의를 철회해 달라고 해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 김성원 newsme@, 권영한 기자 champ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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