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장미보다 소박한 들꽃이 아름답다.’ 배기종(대전 시티즌), 김형범(전북 현대), 고기구(포항 스틸러스) 등이 삼성 하우젠 K리그 2006 무대에서 펄펄 난다. 이들은 자만심이라는 기름기를 뺀 담백한 활약을 펼친다. ‘축구는 이름값으로 하는게 아니다’는 사실을 만천하에 알린 것.

▲미운 오리 새끼에서 화려한 백조로

배기종은 올시즌을 앞두고 초라하게 대전에 입단했다.
지난 겨울 신인 드래프트에서 오라는 K리그 팀이 없어 번외지명으로 대전 유니폼을 입었다. 간신히 프로에 데뷔하다 보니 계약조건은 말이 아니었다. 세금을 빼면 한달에 100만원도 안되는 돈을 받는 조건으로 계약한 것.

배기종은 상할대로 상한 자존심을 실력으로 회복했다. 지난 15일 포항 스틸러스전 2골을 포함해 올시즌 7경기에서 4골을 폭발한 것. 득점 3위의 기록이자 팀이 올린 8골 가운데 절반을 혼자 담당한 것이다. 대전 최윤겸 감독은 “흙 속의 진주 같은 선수다. 올시즌 신인왕에 오를 자격이 있다”고 칭찬했다.

▲날 버린 님은 십리도 못가서 발병난다

김형범은 올시즌을 앞두고 눈물을 한바가지나 쏟았다. 프로생활을 시작했던 울산 현대에서 버림(?) 받았기 때문이다.

울산은 지난 겨울 박동혁과 박규선을 받는 조건으로 김형범을 전북으로 보냈다.
방황하던 김형범은 전북 최강희 감독의 전화를 받고 다시 일어섰다.

독기를 품은 그는 올시즌 리그 9경기에서 2골 1도움을 올리며 전북의 ‘파랑새’로 활약했다. 또한 지난 3월 감바 오사카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팀의 3-2 역전승을 일구는 2골을 넣으며 아시아 축구계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남자의 인생은 길다

고기구는 이솝우화 토끼와 거북이에 나오는 거북이 같은 선수다. 꾸준하게 성장하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그는 숭실대를 졸업한 뒤 2003년 실업팀인 김포 할렐루야에 입단했다. 할렐루야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 그는 1년 뒤 부천 SK(현 제주 유나이티드)에 입단해 K리그에 데뷔했고 올시즌을 앞두고 포항 유니폼을 입었다. 부천 시절 전형적인 ‘타깃맨’으로 뛰었던 그는 포항에 온 뒤 이동국과 함께 팀 공격을 이끄는 대들보 공격수로 성장했다.

〈전광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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