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종료 휘슬이 울리는 순간 대전 최윤겸 감독의 얼굴은 까맣게 굳어 있었다.

대전은 21일 대구와의 원정경기에서 후반 46분 인저리타임에 호제리오에게 역전 헤딩골을 허용하며 1-2로 아쉽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
그러나 경기에 진 것보다 최감독의 마음을 더욱 심란하게 만든 것은 너무나도 심한 전력손실 때문이었다.

대전은 이날 올시즌 첫 선발출전한 이관우와 수비의 핵심인 김영근이 퇴장당하는 불상사를 당했다.
여기에 전반 40분 브라질 용병 스트라이커 알렉스가 골키퍼 1대1상황에서 골키퍼와 부딪치며 왼쪽 어깨뼈 탈구부상을 입고 교체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후반 7분께는 호드리고가 대구의 골에어리어 근처 진영에서 공중볼을 다투다 허리를 삐끗해 그라운드에 널브러지고 말아 급히 교체됐다.

대전의 공수를 이끌어가는 4명의 선수를 한꺼번에 잃고만 것이다.

이 때문에 올시즌 1라운드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승승장구해오던 대전의 거침없던 ‘승리 드라이브’는 급제동의 위기에 놓이게 됐다.

더욱이 다음 경기는 이날 경기를 치른 대구와의 홈 리턴 매치. 올시즌 홈에서 단 한 차례의 패배(5전전승)도 허용하지 않았던 대전의 ‘프라이드’가 자칫 손상될 수 있는 최대의 악재를 만난 셈이다.

무엇보다 이날 최윤겸 감독의 가슴을 아프게 만든 것은 이관우의 퇴장이다.
최감독은 이관우를 이날 선발투입하기 위해 3주 전부터 ‘이관우 풀타임 선수만들기’ 프로젝트를 조용히 추진했다.
이관우를 후반교체용 선수로만 놔두기에는 재능이 너무 아깝다는 판단에 특훈을 통해 조련했지만 이날 어이없는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다음 경기 출전이 불가능하게 되고 말았다.
그것도 경기종료를 눈앞에 둔 후반 49분에 옐로카드를 꺼내 이관우를 퇴장시킨 심판판정에 최감독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최감독은 “이날 심판판정에 대해서는 존중하지만 아쉬운 부분은 남아 있다. 두 명의 선수가 부상을 입고 두 명의 선수가 퇴장당해 다음 경기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고민이다”며 고개를 떨구었다.

/대구=이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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