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대회없이 정규리그로만 치러지는 올 프로축구의1라운드는 지난해 우승팀 성남 일화의 예견된 독주와 대전 시티즌의 반란, 신생팀의 약진 등으로 요약된다.

오는 7월 개막하는 대륙 클럽 대항전인 피스컵2003코리아를 겨냥해 김도훈, 윤정환, 이기형, 싸빅, 데니스 등 대어들을 영입,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성남은 거침없는 고공비행속에 승점 26(8승2무1패), 1위로 1라운드를 마감했다.
전남 드래곤즈에 첫 패배를 당하는 등 마지막 4경기에서 1승2무1패로 볼품없지만 한때 파죽의 7연승으로 개막 후 및 통산 최다연승 타이기록도 세웠다.
차경복 성남 감독은 "원하던 만큼의 성적을 거뒀다. 최근 주전들의 체력 소진으로 무한질주에 가속도를 붙이지 못한 게 아쉽다. 그러나 대부분 베테랑이어서 한숨만 돌린다면 장기 레이스를 뛰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성남은 다만 한솥밥을 먹었던 전 간부 K씨(구속)가 문건을 통해 주장한 선수매수 파문을 빨리 씻어내는 게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성남이 이유있는 독주를 하고 있다면 그라운드의 변방에서 주연으로 우뚝선 대전은 1라운드 최대 이변의 팀이다.
지난해 모회사의 재정난 등으로 팀 해체 위기에 직면했다 시민의 힘으로 회생한 대전은 부천 SK의 사령탑을 맡았던 최윤겸 감독에 지휘봉을 넘긴 뒤 미드필드를 강화하는 공격축구로 승점을 더해가더니 현재 승점 20위로 3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단 1승밖에 건지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눈부신 성장이다.

또 새내기들의 약진도 녹색그라운드에 재미를 선사했다.
스파르타 축구의 대명사인 박종환 감독의 대구 FC도 무명 일색으로 '동네북'이 될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물고늘어지는 투지로 2승5무4패(승점11)로 8위에 랭크됐다.
이동국, 박성배 등 스타플레이어가 뛰고 있는 광주 상무(10위)도 3승을 건지는등 나름대로 분전, 시즌 개막 전 판도를 예상하며 이들 신생팀을 최하위에 두었던 전문가들을 머쓱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곽경근 등 주전들을 내보내 전력누수가 우려됐던 부천은 끝모를 추락속에 트나즈 트르판 감독이 중도 사임하는 등 첫승도 건지지 못한 채 꼴찌에 머물렀고 역시 외국인으로 이안 포터필드 감독이 이끄는 부산 아이콘스(11위.승점11)도 부진의 늪에 빠졌다.

개인 부문 중 득점랭킹의 경우 토종과 용병이 접전을 벌이다 뒷심을 낸 삼바특급 마그노(전북)가 8골로 최근 주춤하고 있는 김도훈을 1골차로 제치고 단독 선두를 달렸다.
브라질리그 득점왕 출신으로 스카우트 분쟁의 당사자이기도 한 마그노는 초반해트트릭을 작성한 뒤 침묵하다 돌연 몰아치기로 골 수를 늘린 케이스.

일찍이 다크호스로 거론됐던 전북은 또다른 브라질 용병인 에드밀손도 6골, 4도움으로 맹활약한 데 힘입어 2위(승점 21)로 1라운드를 끝냈다.

신인 중에서는 이준영(안양 LG)이 단연 돋보였다.
올 경희대를 중퇴하고 프로무대에 뛰어든 스트라이커 이준영은 벌써 5골을 뿜으며 영파워의 탄생을 알린 인물.
그러나 한동한 뜸했던 팀동료 정조국이 광주 상무와의 시즌 11차전에서 2골을폭발, 시즌 3호째를 기록중이고 만능공격수 최성국(울산 현대)도 비상을 준비, 신인왕 타이틀의 향방은 아직 예측불허다.

(서울=연합뉴스) 박재천기자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