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3일 개막한 2003시즌 프로축구 정규리그가 어느덧 한바퀴를 거의 다 돌았다. 앞으로 팀당 두 게임만 더 치르면 1라운드가 끝난다. 한동안 ‘3강’ 싸움으로 전개되던 선두권이 스타급 선수가 대거 집결한 ‘한국판 레알 마드리드’ 성남일화의 독주체제로 무게 중심이 쏠린 가운데 이제는 중반 이후 뒤집기를 노릴 수 있는 2위권 싸움으로 불꽃이 옮겨 붙은 양상이다.

기존의 3강 판도를 형성했던 대전 안양 이외에 시즌 초반에 부진하던 울산현대가 최근 상위권 성남, 대전과의 2연전을 1승1무로 돌파하며 비로소 반등을 시작해 본격적으로 2위권 싸움에 뛰어들었다. 11일 현재 대전, 안양, 울산은 각각 승점 17·16·15점으로 2~4위에 줄줄이 늘어서 있다.

이번주에는 당초 경기 일정이 없었으나 지난 7일로 예정됐다 비가 와서 치르지 못한 6경기가 주말 이틀간 나눠 열린다. 무엇보다 2위권의 힘겨루기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다분히 변화의 조짐이 감지된다.

특히 지난주 말 나란히 3-0으로 대패하며 상승세가 한풀 꺾인 대전과 안양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두 팀 모두 장기간 무패가도를 즐기다 크게 패하는 바람에 정신적인 충격이 컸을 것이다.

이 같은 상처를 어떻게 치유하고 분위기를 다시 추스를지 주목된다. 대전과 안양은 오는 18일 각각 부산, 수원과 맞대결한다.

일정으로는 대전이 안양보다 다소 수월한 편이다. 부산은 최근 힘이 많이 떨어진 모양새이고, 대전은 지난주 울산전에 경고누적으로 결장했던 중앙수비수 김성근이 복귀해 다시 한번 힘을 내볼 만하다. 지난주 말 울산전 대패도 김성근이 빠지면서 수비조직력이 급격히 무너진 결과다. 한편으로는 선수층이 얇다는 고민을 말해준 경기다.

반면 안양은 치밀하게 준비했던 성남전에서 우세한 공격을 펼치고도 3-0으로 완패한 게 뼈아프다. 게다가 다음 상대 수원 역시 만만치 않은 상대라 부담스럽다. 두 팀은 라이벌 의식도 강해 항상 끈적끈적한 승부를 벌여왔다.

그러나 이제 특히 주목해서 볼 팀은 울산이다. 울산은 시즌 전부터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혀온 강호다. 한번 바람을 타면 무섭다. 지난 시즌 막판에 파죽의 8연승 기세를 이어가며 우승팀 성남일화의 뒷덜미를 마지막까지 서늘하게 만들었다. 더욱이 다음 상대가 약체인 신생 대구다. 또 한번 연승바람이 서서히 만들어지고 있는 느낌이다. 이제 울산의 바람을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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