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대전과 부천은 최윤겸 감독의 자리 이동으로 묘한 경쟁의식이 생겼다.

대전은 올 1월 지난해 부천에서 쫓겨난 최감독을 보란 듯이 사령탑에 앉혔다.
부천과 달리 최감독의 지도력을 믿었기 때문이다.

과연 최감독을 버린 부천의 선택이 옳았는지 아니면 그에게 재기의 날개를 달아준 대전의 판단이 현명했는지. 진실은 오직 둥근 축구공만이 알고 있다.

■ 대전 "팽"당한 최윤겸 "복수혈전"

"프리티 우먼"이라는 영화 봤어?
"거리의 여자" 줄리아 로버츠가 멋진 신사 리처드 기어를 만나 신데렐라가 되는 영화지. 내 생각에는 올시즌 K리그의 "프리티 팀"은 대전이 될 것 같아. 올해 초 "축구를 아는 남자" 최윤겸 감독(41)을 만나 확 바뀌었거든. 의욕없이 뛰기만 하던 선수들의 얼굴에는 뭔가 해보겠다는 의지가 보여. 또 감독이 주전경쟁에 불을 질러 훈련장 분위기도 장난이 아니지. 
올해도 팀의 골문은 "월드컵 전사" 최은성(32)이 변함없이 지키지. 수비진은 지난해의 스리백에서 포백으로 바뀌었어. 포백의 중심에는 국가대표 수비수였던 박철(32)이 서는데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대전의 철벽수비를 구축한데. 또 공·수를 조율하는 "야전사령관"의 역할도 맡을 예정이라는군. 
미드필드에는 "그라운드의 원빈" 이관우(25)가 포진할거야. 크고 작은 부상으로 지난 2년간 100%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올해는 현란한 개인기와 정교한 패싱력으로 맘껏 기량을 뽐내겠다고 벼르더군. 
최감독도 이관우의 수비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수비형 MF를 기용하겠데. 넓은 시야와 뛰어난 패싱력을 갖춘 신진원(29)이 이관우와 교대로 공격형 MF를 맡는다더군. 
올해도 팀 공격의 선봉은 변함없이 "샤프" 김은중(24)의 몫이야. 전남에서 이적한 김종현(31), 관록의 공격수 공오균(29)과 삼각편대를 이뤄 신나는 골몰이를 할 거야. 
물론 "최윤겸식 축구"가 아직 선수들에게 익숙하지 않다는 점이 불안해. 또 창조적인 플레이를 할 줄 아는 수비형 MF의 적임자가 없다는 것도 문제지. 그리고 김은중을 교체할 만한 중앙공격수의 부재도 걸리고. 그래도 난 올시즌 대전이 뭔가를 일으킬 것 같아.  
거리의 여자가 멋진 귀부인으로 변신했듯 대전도 꼴찌의 오명을 씻고 우승컵에 키스하지 않을까?

전광열 기자
gidday@hot.co.kr

■ 부천 조직력 극대화"조직의 무서운 힘을 보여주마." 

최근 몇 년간 부천이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고 올시즌에도 약체라고 지레짐작하는 사람들. "부천 조심하세요∼"라는 말을 해주고 싶군. 
부천에 스타플레이어가 없다고? 맞아. 우리도 인정할 것은 한다고. 하지만 축구는 1대11의 시합이 통하는 "야인시대"가 아냐. 개인기보다는 조직력이 중요하지.  
지난 한·일월드컵만 봐도 알 수 있어. 지네딘 지단, 티에리 앙리, 루이스 피구 등 세계 최고 스타들이 포진한 프랑스와 포르투갈이 한수 아래라고 얕봤던 팀에 무릎을 꿇어야 했지. 몇명 선수들의 이름값만 믿고 조직력을 강화하는 데 소홀했기 때문이야. 
부천이 조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 있지. 바로 "4인 주장 시스템"이야. 전지훈련을 하는 동안 주장인 남기일(29)을 필두로 윤정춘(30) 이원식(30) 안승인(30) 등 팀내 노장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주장 역할을 소화할 수 있도록 훈련받았지. 부상에서 회복한 이성재(27)는 올시즌에는 멀티플레이어로 뛸 예정이야. 조직력에 빈틈이 생기면 이성재가 곧바로 투입돼 단숨에 진화해 버리지. 
특히 올시즌 영입한 패트릭(19·가나)과 제임스(19·나이지리아)를 주목할 필요가 있어. 이들은 나이가 어리지만 가나와 나이지리아 청소년대표팀 출신으로 기량을 검증받았지. 터키에서 두 선수에게 군침을 흘리는 팀들이 얼마나 많던지 데려오는 데 힘깨나 썼지. 특히 제임스는 순간 돌파력과 개인기가 뛰어나 우리나라 수비수들 눈물 꽤나 흘리게 할 테니 두고 보라고. 
물론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이 주전이다 보니 걱정이 되기도 해. 상대 조직력을 흔들 강력한 공격수가 없는 것도 문제지. 하지만 시즌 초반만 잘 버틴다면 매경기 치를수록 갈고닦은 조직력이 빛을 발할 테니 지켜보라고.

정용호 기자
minchob@ho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