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우리 둘째, 첫째를 거쳐 '우리' Series를 써야할 것만 같네요.

저는 '우리'란 말을 아낍니다.
평소엔 잘 모르겠으나, Idol에 한해서는 좀 특별한 의미를 띄고 있어요.
서로 아는 사이가 아니라, 저만 일방적으로 아는 사이이기 때문에 철저하게, '남'이라고 생각되니까 '우리'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느껴지진 않습니다. 그래도 이쁨이 주체할 수 없어질 때! '우리'라는 말을 붙이곤 합니다. 뭐랄까, '어이구, 내새끼' 이런 의미가 내포되는 듯 해요.
그렇기에 가장 아끼는 사람에게 '우리'라는 수식어를 자주 붙이게 됩니다.

오늘은 특별하게 막내에게.
막내같진 않지만, 스스로도 막내로 Positioning하지 않지만, 어쨌든.

건일인 초반엔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키가 무척이나 크다는 사실 말고는요.
사실 초반에 관심을 갖기엔 무대만 봤기 때문에 개인개인을 다 구별하지도 못했었으니...
어쨌든 결정적으로 세계 빈곤 퇴치의 날 Concert 이후, 건일이는 제 안에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키가 큰 아이에서 잘생긴 아이로. 제가 좋아하는 잘생긴 얼굴이었거든요. 너무 화려하지 않고, 곱상하지 않고, 골격 미남.

그 때부터 본격적으로 얼굴이 궁금해~하면서 이것저것 찾다보니 그 유명했던 미친 사랑의 노래 M/V도 보게 되고, 은근히 학창시절 사진들도 많더군요.
목소리도 편안하니 오래 얘기해도 괜찮고, 말도 정리 잘하고, 아직 어린데도 쉬이 어린 티를 내거나 경거망동하지도 않았구요. (요즘 M!Pick을 처음으로 보고 있자니 제 판단에 혼란이.... 살짝 ^^;)

그러다 인천 팬사인회날 직접 본 건일이는 서늘했습니다. 원래도 서늘한 눈매에 웃지 않으면 무섭다고 생각했지만, 생글거리고 잘 웃어서 서글서글한 이미지였는데 방송이 아닌 현실의 건일이는 다가서기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살짝 놀랐고, 많이 나무랐습니다. 물론 건일이는 모를 테지만.
짧은 시간을 위해 돈을 지불한 고객들에게 최선으로 응대해야 한다고, 또 Idol은 일종의 Service 업종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이날은 지각까지 했으니.

그 이후, 며칠간 엄한 제 잣대로 건일이는 잠시 제 마음에서 멀리두고 있었습니다. (삐쳐있었다-가 정확할지도.) 그러다 점점 무대 영상이 아닌 것들도 보게 되고, 느껴지는 건 건일이 쉬운 남자가 아니구나- 였습니다. 사실 Idol이라고, 처음 보는 사람에게 무조건 먼저 다가서고 헤실거리는 것도 이상하고, 또 건일이도 무조건 처음부터 살갑게 군다거나 애교를 떠는 성격은 아닌 것 같더라구요. 그저 방송에서 생글거리는 선한 인상에 마음대로 기대치를 가지고 토라졌던 제 자신을 반성했습니다. 게다가 그렇기에 자신의 일에 열심히 임하는 건일이구나-싶어서 더 이뻐졌구요. 그래도 사인회에서는 좀 더 친절했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만.

아직까지는 하나씩 알아가고 있는 과정이라 나중에 이 글을 보게 되면 내가 이렇게 생각했었어?하고 웃어버릴지도 모르겠지만 지금까지는 이렇습니다.

여섯 다 동생인데다, 87군단이 네 명이나 되어 특별히 막내라고 더 어리게 느껴지진 않지만 어쨌든 막내는 막내.
처음엔 당연히 Vocalist라고 생각했는데, 스스로의 말처럼 외모와는 달리 Rapper.
막내답지 않게 리더같이 말하는 건일이.

오늘은 '우리 막내'라고 불러봅니다. 으-, 간질간질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