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수는 아주 강한 눈빛을 가진 사람이다. 그러나 실제로 대화를 나누어 보면 참으로 따뜻한 남자임을 알게 된다. 표현은 잘 못하지만 마음 속에 감사와 사랑의 감정을 가득 담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생각들과 앞으로의 일에 대한 고민들, 그리고 자신감으로 똘똘 뭉친 그.
그는 곧 영화 <디피티드>에서 운명이 뒤엉켜 범죄 조직에서 활동하는 형사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로 분하게 된다. 카메라 셔터 앞에서 그의 눈망울은 다양한 감정들을 뿜어내게 될 것이다.

KWANG SU,

WANNABE A GREAT MAN


남자를 꿈꾸는 소년 광수
<디피티드>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되다



그는 남자를 꿈꾸는 소년의 모습을 하고 있다. 아직 채 성장을 마치지 못한 이 소년은 좀더 강해지고 싶고 쉽사리 제 약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래서 힘든 순간과 마주해도  결코 힘들다고 말하지 못하는 그런 사람. "어쩌면 제가 아직 강한 사람이 못 되기 때문에 더 집착하는 것일 수도 있어요. 진짜 강한 사람이라면 오히려 더 제 자신에게 너그러워질 수 있을 거예요. 진짜 남자를 꿈꾸는 소년이 저를 표현하는 가장 적합한 말일 거예요." ★ 이 남자와 함께 인생의 고난과 운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려 한다. 운명이 뒤엉켜 버린 <디피티드>의 그 형사가 되어 보기 위한 사전 작업쯤으로 생각해 보아도 좋겠다.

★ 미간의 주름, 눈동자의 웃음
광수를 처음 본 사람들은 그를 '얼음인형'이라 부른다. 차가워 보이는 인상 때문에 오해를 많이 받는다고 한다. 아마 인상을 찌푸리는 그의 버릇도 한 몫 보탠 것이리라. "실제로 알고 보면 따뜻한 사람인데 말이에요." 에디터는 그의 말에 백 퍼센트 동의하겠다. 알고 보면 보이는 모습보다 훨씬 따뜻하고 또 유쾌한 사람이라는 것을 이미 경험했기 때문이다. 커다란 눈에 웃음을 가득 머금으면 기분 좋은 감정이 상대방에게도 전염되니 말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오늘 그가 재현하게 될 영화 <디피티드>에서는 그 웃음을 보여줄 수가 없다. 고뇌하고 혼란스러워하는 감정을 잡아내야 하므로 또 미간에 주름을 만들어야 할 터이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인공으로 분한 <디피티드>는 이미 알고들 있겠지만 유덕화, 양조위 주연의 홍콩 영화 <무간도>를 리메이크 한 작품. 범죄 조직을 일망타진 하기 위해 조직에 투입된 신참 경찰과 경찰 내부에 투입되어 승승장구하고 있는 범죄 조직의 일원 사이의 갈등 상황을 이야기의 축으로 삼고 있다. 이렇듯 묘한 운명의 장난으로 삶이 꼬여버린 한 남자 디카프리오. 광수의 운명은 그에게 어떤 시련과 헷갈림을 안겨주었는지 물었다. "아직까진 특별히 꼬인 적이 없어요. 탄탄대로였어요. 하하하. 왠지 조만간 한번 꼬일 것 같네요."

★ 큰 사람이 되고 싶다 당신은 남자답기를 꿈꾸죠? 그렇다면 당신이 생각하는 진정 남자다운 모습은 어떤 것인가요? "제가 생각하는 진정한 남자는 강한 남자였어요. 사실 무조건 강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죠. 그래서 힘들어도 안 힘든 척 하고, 슬퍼도 안 슬픈 척 하기도 해요. 그런 자존심 때문에 힘든 적도 있죠. 힘들다고 하고 싶은데, 못 그러니까요. 그래서 힘들 때는 그냥 혼자서 시간을 보내면서 조용히 지나가기를 기다려요." 그랬다. 광수의 단단해 보이는 겉 모습 뒤에는 혼자 고민하던 여린 그가 존재하고 있었던 것. 그런 생각들에서 조금만 자유로워지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 본다. 그래도 다행이었던 것은 광수가 그의 이번 역할을 마음에 꼭 들어 했다는 것. 이유를 물었더니 너무 미남 배우인 데다가 열정적이고 에너제틱하다는, 거기에 섹시함까지 갖추고 있어 자신이 표현하기에 너무 과분하다는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걱정 말아요. 정말 제대로 보여줄 테니까요." 그가 단언한 대로 촬영에 들어가자 광수는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줘 에디터의 마음을 아주 흡족하게 만들었다는 사실을 고하겠다. 그의 눈에 남자가 멋있게 비춰지는 순간은 일에 열중해 있는 모습이라고 말하더라. 그리고 자신은 '큰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모든 것을 포용할 수 있고 또 존재감과 아우라가 있는 그런 사람 말이다. 물론 그렇게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히 보이고, 성장할 시간은 새털처럼 많으니 걱정 따위 버리라고 얘기해 주련다.



★ 남자들의 우정애 대해 말하다 광수에게는 학창시절부터 우정을 쌓아온 네 명의 친구가 있다고 한다 사람을 넓고 얕게 사귀기 보다 깊게 사귀는 편이기에 다양한 부류의 친구를 두기 보다 정말 자신의 모든 것을 공유하고 또 줄 수 있는 그런 이를 옆에 둔단다. "아마도 그 친구들과의 우정은 무덤까지 갈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그에게서 한 때의 치기가 보이지 않아 믿음이 간다고 표현해도 좋겠다 싶다. 그렇다면 초신성 멤버들과는 어떤 우정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일까. "멤버들과는 함께 연습하면서 1년 365일 다져온 뭔가가 있어요. 데뷔 전에는 불안함도 있고 힘든 시기도 분명 있었죠. 그런데 서로 힘든 내색하지 않고 오히려 서로를 북돋워주는 거예요. 전 재수를 해서 대학을 갔거든요. 그때는 이렇게 초신성으로 데뷔할 수 있을 거란 확신도 없었던 시절이었고요. 그저 될 수 있을 거란 희망과 제 꿈만으로 버텼던 시기였으니까요. 그래서 부모님께선 연습생 그만 두라고 말씀하셨죠. 그 분들 마음 충분히 이해는 했어요. 하지만 전 포기할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제 옆에서 힘이 되어 준 이들이 바로 저희 멤버들이에요. 대학교 실기 시험 볼 때 모니터도 해주고, 계속해서 할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을 심어주기도 했죠. 표현은 잘 못하지만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렇게 광수가 지치지 않도록 옆에서 붙잡아준 멤버들. 그렇게 그들은 지금 초신성으로 진화해 우리 눈 앞에 서게 된 것이다.

★ 아버지와의 우정을 이야기하다 광수는 자신의 아버지를 꼭 닮았단다. 생김생김은 물론 성격까지도 판박이란다. 한때는 자신에게서 아버지의 모습이 발견되는 것이 그리 달갑지 않은 시절도 있었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나이가 한살 한살 들어가면서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고 자신에 대한 사랑을 받아들일 줄 알게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아버지와 아들, 어머니와 딸은 나이가 들면 가장 좋은 친구가 된다 하던데, 그 역시도 지금은 아버지가 최고의 친구라고. "전에 얘기했었죠? 사춘기 때 이유도 다양하게 한 달 내내 아버지한테 혼난 적 있다고요. 사실 처음에는 반항심도 생기고 그랬는데 어느 날 문득 그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제 미래를 위해서라도 이렇게 살면 안 되곘다 라고 말이죠. 그때부터 열심히 책도 읽고 제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했죠. 아마 아버지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거예요. 제 방황을 멈추게 하고 제 인생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죠. 요즘은 초신성이 무대에 서는 날이면 꼬박꼬박 모니터도 해 주세요. 팬들보다도 열심히 하신다니까요. 감사하다거나 하는 거 말로 표현은 못하지만 알고 계시겠죠?"

★ 지금의 모습은 과연 그에게 운명이었을까 영화는 때때로 운명을 논한다. 어떤 때는 아주 기가 막힌 운명을 선사하고, 또 어떤 때는 아주 잔혹한 운명을 던져 주기도 한다. 그렇다면 광수 인생에 있어 초신성이라는 그룹의 멤버가 된 것은 운명이었을까? "고등학교 2학년 때 이미 소속사에 몸을 담고 있었는데 다른 회사에서 제의를 받은 적이 있어요. 그런데 제의를 거절하고 남았죠. 시간이 좀 지나고 나서 후회가 생기더라고요. 그러다 계약이 끝날 무렵 지금의 소속사에서 함께 해보자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조금 생각해볼 시간을 달라고 했어요. 눈이 오던 날이었는데 씨네씨티 극장 앞에서 택시를 타려고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날따라 택시가 안 잡히더라고요. 그때 문득 지금 이 기회를 놓치면 후회를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다음 날 바로 소속사에 해보겠다고 얘기를 했어요. 물론 지금까지 후회는 없고요." 운명이라면 운명일 수 있겠지만 분명 광수는 선택을 한 것이고, 자신의 선택에 후회가 없도록 책임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또 왜 그날따라 눈이 내린 것이며 하필이면 택시까지 잡히지 않았던 것일까. 그런 조합들과 그의 결정이 지금의 그르 이리로 이끈 것이라 생각하니 참 인생은 알 수 없는 거라는 생각이 스친다.

★ 그의 선택들을 눈 여겨 볼 일이다 그에게 요즘 고민이 있다면 자신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이라 한다. 초신성이라는 그룹 내에서 그가 처한 위치와 그에게 부여된 이미지. "요즘은 이런 것들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저라는 사람이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가에 대해서요. 터프하고 강한 이미지 때문에 말을 아끼죠. 사실 말을 한 번 하기 시작하면 제어가 안되니까 좀 참기도 해요(웃음)." 일단은 지금처럼 초신성 내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들을 충실히 해낼 생각이라고 말하는 그.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그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제 일에 열중을 하는 남자가 멋있다고 이야기했던 그, 그렇다면 분명 그도 멋있는 사람이다. 잏에는 배우의 길도 걸어보고 싶다 한다. 뭐든 해보고 싶은 욕심도 많다 한다. 그런 이유로 배우는 어쩌면 그에게 또 하나의 운명일는지도 모를 일이다. 다양한 삶을 살아보는 것이 가능한 축복받은 일 중 하나이니 말이다. 그가 자신의 운명을 하나씩 개척하면서 제 꿈을 이루어 온 것처럼 지금 그가 꿈꾸는 모든 일들이 하나씩 이루어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꽤나 흥미로울 것이라 생각해 본다.

그는 하고 싶다는 꿈을 열정으로 이루었다. 그리고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지금의 그를 이끌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 욕심은 아마도 그를 계속해서 더 큰 사람으로 만들게 되리라. 그래서 언젠가는 그 자신이 되고 싶다던 '큰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란 알 수 없는 믿음을 에디터에게 심어주고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