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졌지만 잘 싸웠다."
12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02하나.서울은행 FA컵축구선수권 4강전에서 `꼴지 반란'을 기대했던 축구팬들은 탈락의 고배를 마신 대전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모기업의 재정악화로 존폐기로에 선 대전은 이날 부상 선수들마저 모두 출격해FA컵 2연패 영광재현에 나섰지만 후반 35분 터진 서정원의 결승골로 수원 삼성에 무릎을 꿇어야만 했다.

이날 대전은 선발 엔트리 11명 전원이 감기약 등을 복용하고 출전해 '부상병동'을 방불케했다.
이태호 감독은 왼쪽 어깨저림이 심했고 팀 간판 김은중과 이관우 또한 독감에다 강한 두통을 호소해 90분 풀타임을 소화하기 힘들 정도였다.
수문장 최은성은 몸살로 닝겔주사를 맞고 출전했고 김정수는 왼쪽 어깨 파열로 의사가 입원을 권유할 정도였으며 공오균 또한 심각한 어깨 부상으로 수술을 받아야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김은중과 이관우는 아픈 몸을 이끌고 공격의 핵으로 수차례 삼성의 골문을 위협했으며 발등 부상 중인 수비수 김정훈도 몸을 아끼지 않고 그라운드를 뒹굴었다.
특히 대전의 `수비의 핵' 김영근은 전반전 이병근(수원)의 강슛을 오른발로 막는 등 온몸이 멍투성이가 될 때까지 몸싸움에 지지 않으며 수원의 예봉을 막는데 투혼을 불살랐다.

이태호 감독은 경기가 끝난 후 "몸상태가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에게 고마울 따름"이라면서 "그러나 서정원의 골이 명백히 오프사이드인데파울로 잡아주지 않은게 아쉽다"고 말했다.

수원의 김호 감독도 "대전 선수들의 투지에 놀랐다"면서 "역시 지난해 FA컵 우승팀다운 저력이 있었다"고 호평했고 결승골을 넣은 서정원도 "대전은 정말 힘든 상대"라고 말했다.

(서귀포=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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