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의 반란"을 꿈꾸는 대전 시티즌이 "겨울의 전설"을 만들어가고 있다.

지난 대회 챔피언 대전은 8일 남해스포츠파크에서 열린 울산과의 2002 하나-서울은행 FA컵 8강전에서 3-1로 승리하며 4강에 안착했다.

"대전의 얼굴" 이관우와 김은중은 이날 나란히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대전은 정규리그에서 단 1승으로 최하위를 기록한 데다 최근 팀해체설에 시달리며 선수단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이태호 감독과 선수들은 "대회 2연패로 팀을 살려내자"고 다짐하며 기적 같은 승리를 일궈냈다.

이로써 대전은 지난 9월14일 전북전 승리 이후 18경기 무승행진 끝에 2연승을 거두며 한껏 기세를 올렸고, 울산은 정규리그 막판 8연승과 FA컵 2연승 등 10연승에서 기록을 멈췄다.

대전은 전반 1분 이관우의 코너킥을 김성근이 헤딩골로 연결하며 기선을 잡았다.
이어 후반 18분 이관우, 후반 29분 김은중의 릴레이골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울산은 후반 인저리타임 때 김현석이 프리킥골을 성공시키며 간신히 영패를 면했다.

이어 벌어진 수원 삼성과 전북 현대전에서는 수원의 조현두가 전반 29분 결승골을 터뜨리며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수원은 96년 이후 6년 만에 FA컵 준결승전에 올랐다.

김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B조 8강전에서는 포항이 손에 땀을 쥐는 승부 끝에 후반 44분 터진 코난의 천금 같은 결승골을 앞세워 전남에 2-1로 역전승, 2년 연속 4강 티켓을 따냈다.
전반 15분 찌코에게 선취골을 내준 포항은 후반 35분 이동국이 동점골을 터뜨린 데 이어 종료 직전 레오의 센터링을 코난이 통렬한 헤딩슛으로 연결, 대미를 장식했다.

한편 정규리그 우승팀 성남은 김대의(1골 1도움)와 신태용(1골)의 연속골로 부산 아이콘스를 3-2로 제압, 올시즌 3관왕을 향해 순항했다.
전반 8분 김대의가 선취골을 터뜨린 성남은 8분 만에 백영철이 추가골을 터뜨려 2-0으로 기세를 올렸다.

준결승전은 장소를 제주월드컵경기장으로 옮겨 12일 수원-대전, 성남-포항이 결승진출을 두고 대결을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