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하면 끝장이다." 

올해를 마감하는 2002 하나-서울은행 FA컵 축구선수권 우승컵의 향방은 대전-울산, 전북-수원(이상 A조), 성남-부산, 전남-포항(이상 B조) 등 프로 8개팀 간의 대결로 압축됐다.
FA컵은 단판승부. 어느팀이든 일격을 당하는 순간 바로 탈락의 쓴잔을 마셔야 한다.

▲꼴찌들의 반란

정규리그 1·2위를 차지한 성남과 울산은 최하위권 부산(9위) 대전(10위)과 4강 진출 티켓을 놓고 대결한다.

성남은 샤샤(부상) 김영철 김상식(이상 군입대) 등 주전들의 결장으로 전력이 약화됐다.
그러나 정규리그 MVP 김대의와 "그라운드의 여우" 신태용을 앞세워 FA컵이 출범한 지난 96년 이후 아무도 이루지 못한 정규리그와 FA컵을 동시에 석권하겠다는 각오다.
이에 맞서는 부산은 새로 부임한 스코틀랜드 출신의 포터필드 감독을 중심으로 바뀐 팀 분위기를 살려 결승전까지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막판에 8연승을 달리면서도 아깝게 정규리그 준우승에 머문 울산은 최근 상승세를 이어 정규리그 꼴찌팀인 대전을 잡고 우승의 기쁨을 맛보겠다며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팀 존폐 위기에 처한 대전은 한국철도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공오균이 우승 선봉에 나서며 대회 2연패에 나선다.

▲득점왕 등극

최고 해결사 자리를 놓고 "토종"과 "용병" 간의 자존심 대결도 치열하다.
현재 한국철도전에서 3골을 기록한 공오균(대전)이 "토종"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그 뒤를 이어 이천수(울산) 우성용(부산) 찌코(전남) 마르코스(울산) 하리(부산)가 각각 2골로 선두탈환을 노리고 있다.
특히 최근 2경기에서 연속골을 기록하고 있는 이천수는 정규리그 신인왕·도움왕 제패에 이어 FA컵 득점왕에 도전한다.

▲집안싸움

모회사가 같은 전남-포항(포스코)이 얄궂은 대결을 펼친다.
모회사 입장에서는 누가 이겨도 좋지만 당사자들은 더 신경이 쓰인다.

전남은 마시엘 신병호 등이 부상이지만 김태영 김남일이 16강전부터 가세해 전력이 보강됐다.
포항은 상무 입대를 앞둔 이동국이 마지막 투혼을 불사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