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승리를 이끌게 돼 기쁘다.”

모기업(계룡건설)의 구단 재정지원 난색 표명으로 내년도 시즌 운영이 불투명한 상황에서도 프로데뷔 첫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맹활약한 공오균(28)은 승리의 소감을 담담하게 말했다.

특히 대전은 지난달 27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인도 원정경기를 치르고 30여시간의 긴 비행 끝에 29일 귀국한 뒤 제대로 적응훈련도 하지 못한 채 이번 대회 출장을 강행하는 무리수를 둬야 했다. 당시 모훈바간과의 원정에서 이창엽과 함께 2골을 터뜨리며 팀 승리(2―1)를 주도하기도 했던 공오균은 이번 대결이 부담스러웠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상대가 실업팀이라곤 하지만, 지난해 수원과 전남을 잇따라 물리쳤던 실업 강호여서 부담이 컸다”며 “하지만 선수들이 케이리그에서 부진을 털고 잘해보자는 마음으로 뭉친 것이 경기를 잘 풀어가게 한 힘이 됐다”고 덧붙였다.

공오균은 이날 전반 43분 왼쪽 측면을 돌파하다 상대 수비수의 강한 태클에 왼쪽 정강이를 다친 뒤에도 후반에 출장해 해트트릭을 완성한 뒤 이관우와 교체되는 투혼을 불살랐다.

월드컵 문지기 최은성에 이어 팀내 두번째 고참으로 후배들을 이끌고 있는 그는 이날도 공격 최전방에 나서 과감한 슈팅으로 올 시즌 대전에 두번째 값진 승리를 안기며 프로팀 자존심을 지켜냈다.

남해/권오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