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와의 FA컵 16강전에서 대전의 첫 해트트릭을 기록한 공오균(28).대전의 새 역사 창출의 이면에는 '어깨부상의 투혼'이 있었다.

공오균은 이 날 어깨 보호대를 차고 경기에 임했다.수술을 권유받았던 심각한 상태.99년 수술받았던 왼쪽 어깨가 지난 8월 성남전에서 또 다쳤고, 병원에서 수술하라고 했으나 도망(?)쳤다.

도망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2001년 9골2도움이었던 그가 올해 1골0도움의 저조한 성적을 보였으니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마음에 병원 침대에 누울 여유가 없었던 것.왼쪽 팔을 어설프게 가슴에 올려놓고 경기한 투혼은 이처럼 큰 선물을 안겼다.챔피언스리그 6골에 이어 최근 9골의 상승세도 타고 있다.

공오균 하면 떠오르는 것은 사자 금발머리, 화려한 귀걸이, 목걸이 등 남의 눈치보지 않는 패션스타일과 다혈질로 불리는 성격이다.이태호 감독으로부터 '붕 떠있다'며 정신력에 대한 지적을 숱하게 받으며 출장시간도 눈에 띄게 줄었다.

그러나 후반기에 이르러 머리를 다시 검게 물들였고, FA컵을 시작하면서 트레이드마크인 귀걸이도 뺐다.3-0으로 경기를 마친 뒤에도 주위에 야단법석에 오히려 멋적은 웃음을 지었다.

―첫 해트트릭의 소감은?

솔직히 이제 팀에서 처음으로 해트트릭이 나왔다는게 부끄러운 일 아닌가(웃음).일단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기분좋다.

―다혈질이라는 평을 듣는데.

글쎄, 안그러려고 하는데 이상하게 흥분하게 된다.

―목표는

내년에는 더 열심히 해서 팀을 중상위권에 올려놓겠다.

남해 | 정은희기자
ehjeo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