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권위를 자랑하는 푸마-스투 연간 베스트11은 엄정하고 객관적인 심사 아래 포지션별로 올해를 가장 빛낸 선수 11명을 선정했다.
여기엔 홍명보 이운재 유상철 이천수 최진철 김태영 김대의 등 올해를 화려하게 장식한 축구스타들이 총망라됐다.
다음은 수상자들의 주요 프로필과 올시즌 활약상이다.

<편집자주>


■GK 이운재

이운재(29·수원 삼성)에게 올시즌은 결코 잊을 수 없는 한 해다.
지난 3월 상무에서 제대해 수원에 복귀한 그는 아시아클럽선수권대회에서 철벽방어로 팀의 2연패(連覇)를 이끌며 거미손의 위력을 과시했다.
대표팀에서도 김병지와 주전경쟁을 벌였던 그는 기복 없고 안정된 플레이를 인정받아 주전으로 발탁됐고 월드컵에서는 축구인생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총 7경기에서 6골만을 내줘 0점대 실점률을 기록했다.
당시 독일의 올리버 칸과 야신상 후보를 다툴 정도로 세계적인 골키퍼로 급성장했다.
비록 소속팀인 수원 삼성이 우승하지 못했지만 정규리그에서도 0점대 실점률(19경기에서 17골 허용)을 기록하며 국내 1인자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주간베스트11은 2회 수상했다.

■DF 홍명보

홍명보(33·포항)는 평생 2002년을 잊지 못할 것이다.
월드컵에 4회 연속 출전한 끝에 4강에 오르는 꿈을 이룬 동시에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며 5년 만에 친정팀 포항에 복귀,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다.
이제 그는 미국프로축구 LA 갤럭시로 진출해 새로운 축구인생에 도전한다.
홍명보가 국내프로에서 보여준 활약은 그의 명성을 입증해 보이기에 충분했다.
올시즌 19경기에 출전(1도움)한 홍명보는 포항 수비진을 이끌면서 시즌 중반 포항의 상승세를 견인했다.
특히 유럽 출신의 용병 스트라이커들을 능수능란하게 막아내는 것은 물론 최전방으로 단번에 넘어가는 위력적인 패스로 공격에도 활력을 불어넣었다.
비록 월드컵 후유증 때문에 포항 우승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그의 플레이는 프로축구팬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프로통산 156경기에 출전해 14골8도움을 기록.

■DF 김태영

월드컵 전 김태영(32·전남)의 별명은 인디언 전사인 ‘아파치’였다.
하지만 월드컵이 끝난 뒤 김태영은 ‘배트맨’ 혹은 ‘타이거마스크’로 불렸다.
김태영은 월드컵 때 투지로 똘똘 뭉친 한국 대표팀에서도 단연 돋보였다.
코뼈가 주저앉는 부상에도 붉은색 마스크를 쓰고 경기에 나선 김태영은 국민들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또 K리그에서도 전남의 수비라인을 책임지며 넘치는 파이팅으로 팬들의 사랑을 이어갔다.
김태영은 올해 푸마-스투가 선정한 주간베스트11에 5번이나 뽑혔고 월간베스트11에도 2회 올랐다.
김태영의 가장 큰 장점은 상대 공격루트를 정확히 읽는 눈과 적절한 위치선정에 있다.
또 일단 상대가 정해지면 타이트한 마크로 공격을 무력화시킨다.

■DF 최진철

최진철(31·전북)은 소리 없이 강한 선수다.
말수가 적고 맡은 바 일을 묵묵히 다해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월드컵과는 인연이 없었다.
앞선 두 번의 월드컵 대표팀에서 최종 후보에 올랐지만 정작 본선 엔트리에서는 거푸 고배를 마셔야 했던 것.
하지만 2002월드컵에 처녀출전한 최진철은 그동안의 한을 풀 듯 이름을 떨쳤다.
월드컵에서 세계적인 공격수들을 잘 마크하는 한편 몸을 날리는 육탄수비로 한국의 4강기적에 보이지 않는 역할을 했다.
월드컵을 통해 한 단계 올라선 기량은 K리그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최진철은 월드컵 뒤 재개된 K리그에 출전해 바로 주간베스트11에 선정되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과묵하지만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최진철의 모습은 후배들에게는 큰 귀감이 되고 있다.

■DF 김현수

성남 일화가 2연패(連覇)를 하는데 가장 큰 저력은 샤샤-김대의-신태용으로 이어지는 화끈한 화력도 주요했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김현수(29·성남 일화)-김영철로 이어지는 안정적인 센터백을 숨은 공신으로 꼽는다.
그중에서도 김현수는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적인 측면에서도 팀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성남이 3라운드 초반 5게임 연속 무승(2무3패) 이후 최악의 성적표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었던 것도 김현수 덕분이었다.
대전전(2-1)에서 결승골을 작렬한 김현수는 연이어 전북전(2-0) 쐐기골,부산전(2-0) 결승골을 줄줄이 엮어내며 막판 뒷심 부족에 허덕이던 성남에 소중한 승점을 안겼다.

■MF 이영표

‘초롱이’ 이영표(25·안양 LG)는 뭐니뭐니해도 2002한·일월드컵이 배출한 국가대표팀의 스타다.
한국의 왼쪽 미드필드를 지키며 화려한 활약을 펼친 이영표는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안정환의 연장 골든골을 어시스트하며 팬들의 기억에 남아 있다.
이전 포루투갈과의 예선전에서도 자로 잰 듯한 날카로운 패스로 박지성의 결승골을 도왔다.
월드컵이 끝난 뒤 K리그로 복귀한 이영표는 1골5도움을 기록하며 도움 공동 5위에 올랐다.
팀이 어려울 때마다 특유의 정확한 패스와 게임 리딩으로 팀이 상위권을 유지하는데 일조했다.
176㎝ 66㎏의 이영표는 빠른 스피드와 현란한 개인기가 장점이다.
이러한 이영표의 활약은 올해 푸마-스투가 선정한 주간베스트11에 4번이나 뽑혔다.

■MF 이천수

‘당돌한 아이’ ‘밀레니엄 특급’ 등 이천수(21·울산 현대)를 따라다니는 수식어는 다양하다.항상 톡톡 튀는 스타일과 말투로 신세대 축구선수의 전형으로 떠오른 이천수는 올시즌 K리그가 탄생시킨 최고의 스타임에 분명하다.이천수는 지난 7월 해외진출과 국내잔류의 기로에서 울산행을 선택하며 K리거로서 첫발을 내딛었다.그리고 7월10일 프로데뷔전에서 멋진 골을 터트리며 화려한 신고식을 가진 이천수는 팀의 붙박이 공격수로 자리매김하며 팀의 K리그 준우승에 결정적인 한축을 담당했다.비록 리그 초반 프로무대에서 적응이 안 돼 고전했지만 이천수는 2라운드부터 본격적인 어시스트를 기록하더니 3라운드들어 팀의 8연승을 진두지휘하며 무려 6개의 도움을 쏟아내는 기염을 토했다.

■MF 고종수

고종수(24·수원 삼성)에게 올시즌은 재기의 한 해였다.
지난해 8월 오른쪽 무릎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했던 고종수는 올 6월까지 단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당연히 월드컵 엔트리에서도 제외됐다.
그러나 고종수는 이런 최악의 시련을 이겨냈다.
7월 정규리그 초반부터 교체멤버로 출전한 고종수는 예전의 날카로운 패스와 중거리슛을 성공시키며 완전하게 재기에 성공했다.
특히 고비 때마다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며 한방씩 터뜨려줘 비틀거리던 팀을 살려냈다는 평가다.

■MF 이관우

‘시리우스’ 이관우(24·대전 시티즌)처럼 소녀팬들을 몰고 다니는 선수도 드물다. 더욱이 지난해 FA컵 이후 연이은 부상으로 올시즌 아디다스컵에서 뛰지 못했고 K리그마저 중도합류했음에도 항상 경기장에는 이관우를 외치는 소녀팬들로 가득하다.174㎝ 69㎏의 다부진 체격을 지닌 이관우는 절묘한 패싱능력과 벼락처럼 터지는 미들슈팅이 트레이드 마크.비록 소속팀은 시즌 1승으로 최하위를 면치 못했지만 지난 7월24일 복귀전 이후부터 미드필드에서 보여준 이관우의 날카로운 패스는 전성기 때의 모습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했다.특히 팀의 미드필드진들이 무너져버린 상황에서 이관우의 가세는 팀전력에 커다란 보탬이 됐고 그의 활약은 군계일학처럼 빛났다.
이관우는 팀의 스트라이커 김은중과 호흡을 맞춰 팀공격의 물꼬를 트는 한편 뛰어난 체력을 바탕으로 공수를 넘나들며 팀의 활력소가 됐다.

■FW 김대의

“올해 그가 축구에 조금 눈을 뜨기 시작하는 것 같다.
문전에서의 여유와 자신감이 지난해와는 확실히 달라졌다.”
차경복 성남 감독은 올시즌 김대의(28·성남 일화)를 이처럼 평가했다.
8게임 연속 공격포인트(5골4도움)로 팀의 8게임 연속 무패(6승2무)행진을 주도,사실상 우승컵을 성남의 품에 안겨주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3라운드 들어 샤샤 이리네가 부진한 가운데 성적이 곤두박질쳤지만 김대의는 마치 한 마리의 야생마처럼 항상 상대 수비수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다.

■FW 유상철

유상철(31·울산)은 지난 10월 J리그에서 복귀한 이후 K리그에 핵폭풍을 몰고온 주인공이다.
울산에 복귀하자마자 3게임 연속골을 터트리는 등 상승세를 주도하더니 급기야는 팀의 8연승을 이끌며 프로축구 레이스가 막판까지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 데 큰 공을 세웠다.
특히 부산과의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는 혼자 4골을 몰아넣으며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하기도 했다.
유상철은 복귀 후 8경기에서만 무려 9골을 몰아넣는 괴력을 펼쳤다.
상대 수비수보다 한 뼘 높은 헤딩슛과 재치 있는 게임리딩,그리고 파괴력 넘친 골결정력은 이미 K리그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