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시티즌이 사실상 공중분해 위기에 처했다.

대전의 대주주인 계룡건설이 올시즌을 끝으로 구단에 대한 기득권과 자금지원 포기방침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룡건설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대전지역 대기업으로의 매각과 컨소시엄 구성 등의 방안을 통해 구단 회생에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였지만 허사였다”며 “당초 월드컵 이후까지만 팀을 운영키로 한 약속을 지킨 만큼 획기적인 방안이 없는 한 내년 시즌 축구단 운영에 참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특히 이원보 계룡건설 회장이 이미 대전시측에 구단의 인수를 요구하며 내년 시즌 구단운영에서 손을 떼겠다는 방침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대전시측은 대전구단 인수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상황이다.시측은 지방재정법과 지방공기업법에 프로구단을 운영할 수 없도록 돼 있어 시의 직접 인수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시는 구단회생을 위해 시민공모와 지역기업 컨소시엄 등을 추진해왔지만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특히 시와 구단측은 최근까지 한화그룹과 담배인삼공사 등에 인수의사를 타진해 왔지만 모두 거부됐다.이에 따라 FA컵이 끝나는 다음달 말까지 계룡건설과 대전시가 마땅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대전구단은 사실상 해체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

지난 96년 동아·계룡건설을 비롯해 충청은행,동양백화점의 지분 참여로 대전의 시민구단으로 출범한 대전 시티즌은 이후 극심한 자금난 속에 동아·충청·동양이 구단운영권을 포기했고 지난 99년부터 계룡건설에 총 20억원을 지원하던 현대산업개발마저 손을 떼 지난해부터는 계룡건설만이 실질적으로 팀을 운영해왔다.

/이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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