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으로 구단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전시티즌이 내년 시즌 K-리그 참가를 목표로 창단작업을 진행 중인 대구시민구단(가칭)을 주시하고 있다. 시 당국과 지역상공회의소를 주축으로 시민주주의 자발적인 참여까지 더해 창단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대구시민구단의 모델이 자신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정보수집에 나서고 있다.

대전은 당장 내년 시즌 구단운영자금 조달이 아쉬운 형편이다. 창단 당시 최대주주였던 동아건설이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구단 운영에서 손을 뗀 까닭에 2대주주였던 계룡건설이 전면에 나서 힘겹게 구단 살림을 꾸려왔지만 한계를 느끼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재력 있는 대기업에 구단을 매각하려고 시도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계룡건설은 최근 내년 시즌 운영자금으로 10억원 정도를 내놓은 뒤 대전이 다른 스폰서를 물색하거나 자체적으로 회생방법을 찾게 하겠다는 내부방침을 세웠다. 이에 따라 대전은 지역 내 중견 기업들을 새로이 끌어들여 소유구조를 재편하려 애쓰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의 한 관계자는 “대구시민구단 창단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돼 창단자금과 운영자금 확보에 성공하면 대전 역시 동일한 방법으로 회생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래서 대전이 대구에 부쩍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같은 자구노력이 얼마나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양측 경제사정이 판이하게 다른 상황에서 대구시민구단의 창단방식을 대전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쉽게 속단하기 어려운 데서 비롯한다.

정재우기자
jac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