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승이 이토록 힘들 줄이야.’

대전이 17경기 동안 단 한 차례도 승리를 맛보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대전은 지난 두 차례 경기를 대등하게 마친 안양을 맞아 ‘혹시나’ 하고 승리를 기대했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또다시 대전을 외면했다.
특히 안양전에서 대전은 불운의 연속이었다.

경기 초반 컨디션이 좋아 보였던 수비수 김영근이 전반 3분 헤딩슛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김영근은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볐고 안양은 대전의 수비를 좀처럼 뚫지 못했다.
그러나 전반 23분 대전의 불운은 시작됐다.

하프라인 근처에서 공중볼을 다투던 김영근과 안양 안드레가 충돌했다.
안드레의 머리와 김영근의 턱이 강하게 부딪치는 순간. 안드레의 머리는 살짝 찢어진 반면 김영근의 턱 부위에서는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이태호 대전 감독은 곧바로 김영근을 빼고 정영훈을 투입시켰다.
병원으로 실려간 김영근은 아래턱 부위가 1㎝ 정도 찢어지는 중상을 입었다.

김영근 대신 들어온 정영훈도 불운의 제물이었다.
김영근이 실려 나간 뒤 4분 만이었다.
역시 하프라인 근처에서 볼을 다투던 정영훈은 안양 선수와 심하게 충돌한 뒤 오른쪽 다리를 잡고 뒹굴기 시작했다.
경기가 끝난 뒤 정영훈은 오른쪽 무릎 인대가 파열됐다는 검진결과를 들었다.

정영훈의 뒤를 이어 들어간 홍성철. 그 역시 불운의 희생양이었다.
2-2로 팽팽히 맞서던 후반 26분. 홍성철은 하프라인 근처에서 상대 선수에게 불필요한 백태클을 걸며 단번에 퇴장명령을 받았다.
이로 인해 승기는 완전히 안양으로 넘어갔다.

김영근이 부상으로 나간 자리를 채운 정영훈이 부상으로 빠지고 그 자리를 메운 홍성철마저 퇴장으로 빠진 대전. 불운은 끝나지 않았다.
한 대전 구단 직원이 선수 입장 통로 유리창을 들이받는 대형사고가 발생한 것. 그라운드 안에서 밖으로 달려 나가던 이 직원은 귀신에 홀린 듯 유리창으로 돌진했다.
유리창은 금이 갔고 직원은 그 자리에서 기절한 뒤 잠시 후 깨어났다.

전화위복이라 하던가. 17경기 연속 무승을 기록한 대전에 10일 부천과의 원정경기에서 행운이 따를지 궁금하다.

/대전=한제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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