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시작이죠. 친구들을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뛸 겁니다."

말레이시아와의 예선 마지막경기서 2골을 터트리며 8강행을 확정지은 ‘샤프’ 김은중(23·대전). 경기 후 라커룸 앞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그의 목소리는 다소 쉬어있었고 가끔 ‘쿨럭쿨럭’기침도 했다. 지난주부터 지독한 감기에 걸려 링거를 맞는 등 고생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컨디션은 최악. 하지만 선발로 내세운 감독의 배려에 보답하기 위해 그는 뛰고 또 뛰었다. 이날 보여준 플레이는 그가 정말 감기에 걸려있는지 아닌지 모를 정도였다. 전반 21분 이천수의 센터링을 받아 아크중앙에서 몸을 180도 회전해서 날린 터닝슛은 그야말로 작품. 평소 오른발을 주로 써왔던 김은중은 수비수를 등진 채 그대로 돌아 왼발로 감아찼고 이 볼은 크로스바를 튕기며 골라인 안쪽으로 꺾여 들어갔다.



김은중이 이날 터트린 2골의 의미는 크다. 원톱자리를 놓고 기존의 이동국과 경쟁구도가 형성돼 이동국은 더욱 분발하게 됐고 대표팀으로선 든든한 조커를 마련한 셈이다.

김은중은 경기후 팀내 절친한 친구들을 위해서라도 금메달을 꼭 따겠다는 각오를 피력했다. 사실 자신은 왼쪽눈이 거의 실명에 가까운 시력장애로 병역면제 판정을 받아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혜택을 노리는 다른 선수들의 목표와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그는 동료들에게 금메달을 만들어주기 위해 한 발 더 열심히 악착같이 뛰겠다는 착한 마음씨의 소유자였다.

―소감은.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고 본다. 8강이 결정된 것을 떠나 내 자신의 역량을 보여주고 싶었고 선발출전을 결정한 감독님의 배려에도 보답하고 싶어 더욱 더 열심히 뛰었다.


―컨디션은.

▲지난주 선수촌에 들어간뒤 지독한 감기가 걸려 컨디션이 최악이었다. 도핑테스트 때문에 약도 제대로 못먹었고 링거도 맞았다.(기침) 사실 오늘도 그라운드에서 호흡하기가 곤란해 힘들었다.


―앞으로 목표는.

▲개인적인 욕심보다 팀우승을 위해 뛰고 싶다. 특히 동국이나 동혁이 등 친구들이 이번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내가 더 열심히 뛸 생각이다. 또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대표팀에서 다시 활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싶다.

/마산=특별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