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아! 병역혜택의 선물을 주마." 
"샤프" 김은중(23·대전 시티즌)이 말레이시아전에서 2골을 몰아치며 한국의 아시안게임 8강 진출을 견인했다.

김은중은 경기를 마친 뒤 "모처럼 골을 넣어 기분이 좋다.
나는 이미 면제를 받은 몸이지만 병역혜택을 받아야 할 동국이를 위해서라도 더 많은 골을 넣고 싶다"고 밝혔다.
김은중은 현재 왼쪽 눈이 거의 실명상태라 이미 병역면제를 받은 상태다.

김은중은 호흡이 힘들 만큼 목감기 증세가 심한데도 이번 대회에서 반드시 금메달을 따야만 병역혜택을 받을 수 있는 친구들을 위해 이날 90분 풀타임 출전하며 2골을 낚았다.

김은중의 첫골은 전반 20분 그림 같은 터닝슛에서 나왔다.
최태욱의 코너킥이 수비수의 몸에 맞고 나온 것을 이천수가 재차 올려주자 수비수를 등진 상태에서 180도 몸을 틀며 강력한 오른발슛을 날린 것. 김은중의 슛은 골포스트 중앙을 맞고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가며 이날 경기의 균형을 한국 쪽으로 기울게 했다.
이 골은 잠들어 있던 김은중을 부활시켰다.
후반 21분에는 이천수의 오른발슛이 자신의 몸에 맞고 떨어지자 재치있게 오른발슛으로 연결, 이날 세번째 골을 터트렸다.

박항서호 출범 후 절친한 친구 이동국과 주전경쟁을 펼치면서도 우정만은 변치 않았다.
또 주전 욕심, 골 욕심이 누구보다 강하지만 지난달 27일 몰디브와의 첫 예선전에서는 네번째 골이 자신의 득점으로 인정됐음에도 자신의 골이 아니라고 양심선언을 하는 등 신사도 정신을 보여주었다.

연방 기침을 하며 라커룸으로 돌아가던 김은중은 "친구들을 위해서라도 이번에 반드시 금메달을 따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며 "나도 이번 대회를 통해 국가대표로 다시 한번 발탁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