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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스트라이커 이동국(23·포항)과 김은중(23·대전)이 소리없는 전쟁을 시작했다.
98년 아시아 청소년(19세이하)대회에서 투톱으로 나서 우승컵을 거머쥔 이들은 대표팀이 원톱을 내세운 3-4-3 포메이션을 주로 사용하면서 이제 한치도 양보할 수 없는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27일 벌어진 조별 예선 몰디브전에서는 팀의 주장을 맞고 있는 이동국에게 먼저 기회가 찾아왔다.
주전 원톱으로 출전해 1골을 넣었으며 박항서 대표팀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지만 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를 거부했을 정도로 자신의 플레이에 만족하지 못했다.
컨디션이 썩 좋은 편이 아닌 데다 지난 경기에서 오른쪽 종아리에 타박상을 입은 이동국은 더욱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각오를 다지고 있다.
김은중은 현재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며 출격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달 23일 쿠웨이트와의 평가전에서 골을 기록하며 주전 경쟁에서 앞서 나가는 듯했으나 몰디브전에서 후반 교체로 출전해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김은중은 29일 양산공설운동장에서 벌어진 훈련에서는 가벼운 몸놀림과 정확한 슈팅으로 여러 차례 골을 성공시키며 주전자리를 확보하기 위한 무력시위를 펼쳤다.
이동국과 김은중이 주전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면서 시너지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두 선수는 훈련에 좀더 진지한 자세로 임하고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표팀 코칭스태프도 원톱 자리를 놓고 경쟁을 하는 이동국과 김은중을 보면서 흐뭇한 표정이다.
이동국은 "98년부터 호흡을 맞췄던 (김)은중이와 경쟁한다기보다는 둘 중 컨디션이 더 좋은 사람이 경기에 먼저 나간다고 생각한다.
후반에 교체로 들어가면, 남은 시간에 좋은 활약을 펼치면 된다"고 말하며 경쟁심을 애써 감추는 모습이었다.
대표팀 원톱자리를 놓고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동국과 김은중이 한국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안겨줄 수 있을지 축구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산〓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