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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는 하나,후보는 둘.’
아시안게임 대표팀의 원톱자리를 놓고 이동국(23·포항)과 김은중(23·대전)이 펼치는 서바이벌게임이 흥미진진하다.
최전방 공격수를 놓고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있어 팬들에게는 재미를,대표팀에는 시너지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대표팀의 포메이션은 3-4-3. 이중 공격에는 좌우 날개와 원톱 스트라이커가 포진한다.
날개에는 빠른 발과 돌파력을 갖춘 선수가 배치되고 원톱에는 헤딩 돌파 골결정력을 두루 갖춘 선수가 필요하다.
문제는 이동국과 김은중 모두 원톱 외에는 대표팀에서 맡을 자리가 없다는 점이다.
때문에 한 자리를 놓고 무한경쟁이 불가피하다.
현재까지는 예상을 깨고 김은중이 한발 앞서 있다.
김은중은 23일 쿠웨이트와의 평가전에서 선발로 출전,활발한 몸놀림과 함께 전반 15분에는 멋진 다이빙헤딩슛으로 선제골까지 터트려 원톱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김은중은 대표팀 소집 전까지만 해도 이동국의 그늘에 가려 2인자에 머물렀으나 첫 선발출전한 쿠웨이트전을 통해 확실한 인상을 남겨 단숨에 상황을 역전시켜놓은 것이다.
당초 주전은 따논 당상으로 여겼던 이동국은 지난 몇 차례 평가전을 통해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해 급기야 후보로 밀려났다.
이동국은 K리그 시작과 함께 연속골을 몰아치며 아시안게임에서도 돌풍을 예고했으나 대표팀에 소집된 이후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남북통일축구,청소년팀과의 친선전,UAE전에 연속 선발출전했으나 페널티킥으로 1골을 넣은 UAE전을 빼고는 골이 없다.
쿠웨이트전에도 후반 13분 김은중과 교체투입됐지만 역시 골을 넣지 못한 채 그다지 인상적인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했다.
사실 이들은 사석에서는 더할 나위 없는 친한 친구다.
4년 전 청소년대표팀에서 나란히 아시아대회 우승을 이끌며 돈독한 우정을 이어왔다.
당시에는 투톱으로 선발출전, 서로 끌어주고 당겨주며 대표팀을 이끌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둘 중 한 명은 벤치로 밀려나야 한다.
네가 죽느냐 내가 사느냐는 치열한 서바이벌게임이 시작된 것이다.
박항서 감독도 이들의 생존게임을 즐기고 있다.
박감독은 “두 명을 동시에 투입시키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정지으며 “컨디션이 좋은 선수가 선발로 출전한다”고 못 박았다.
또 “이들의 경쟁이 대표팀에 좋은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동국과 김은중이 펼치는 우정의 레이스에서 누가 마지막에 웃을지 궁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