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후폭풍효과로 프로축구 중흥이 도래한 지 한 달여 만에 K리그 1라운드가 끝났다. 팬들은 더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경기장을 가득 메워 그라운드를 뛰는 선수들은 절로 힘이 났다. 1위 성남부터 4위 전북은 승점 3점차로 언제라도 뒤집어질 수 있는 격전을 펼치고 있다. 골득실차로 3·4위를 달리고 있는 안양과 전북이 맞서고 홈 3연승의 포항이 성남을 잡고 상위권 진입을 시도한다. 광양에서는 김남일이 컴백 무대를 가질 예정이다.

■김남일 vs 이관우

전남의 ‘돌아온 터프가이’ 김남일(25)과 대전의 ‘손오공’ 이관우(24)가 격돌한다. 한양대에서 한솥밥을 먹은 두 선수는 친구사이다. 김남일이 77년 3월생이고 이관우가 78년 2월생으로 김남일이 억울하겠지만 같은 97학번으로 함께 볼을 찼다. 하지만 승부의 세계는 냉정해 둘은 날카로운 창과 방패로 중원에서 맞붙게 된다.김남일에게는 팬들의 절대사랑에 대해 보답해야 하는 복귀전이지만 김은중이 빠진 대전을 구해야 하는 중책을 맡은 이관우에게도 물러설 수 없는 한판승부다.

■홈팬들을 실망시킬 수는 없다

5경기가 열리는 안양(2승2무) 포항(3승) 광양(2승3무) 울산(1승3무) 부천(2승1패)은 부천의 1패만 제외하면 홈불패의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홈에서만큼은 질 수 없다는 배수의 진을 치고 있다. 포항이 홈 3연승으로 수치상으로 홈승률 1위다. 포항은 지난달 27일 홈승리 뒤 원정 2연패의 사슬을 성남을 제물로 끊어버린다는 작전이다. 이동국도 2경기 골침묵을 날려버려야 한다. 팬들을 위한 마음이야 다 똑같겠지만 특히 홈에서는 최소한 비기겠다는 ‘홈관중 제일주위’가 이어질지 기대된다.

■휴가는 끝났다

7월말 8월초는 바캉스시즌이지만 경기장 관중은 줄어들지 않았다.축구에 중독된 관중은 지난 주말에도 12만여명이 경기장을 찾아 불볕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축구사랑을 과시했다.하지만 산과 바다에서 더위를 식힌 팬들이 돌아오면 관중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 4일까지 104만여 명의 관중이 입장해 400만 명 달성은 꿈이 아닌 현실로 성큼 다가왔다. 휴가지에서 돌아온 팬들이 검게 탄 얼굴로 관중석을 채울 때 꿈은 이뤄진다.

/변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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