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종의 미는 내 손으로….’

대전 김은중(22)과 포항 김병지(30)가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01서울은행 FA컵 결승전의 필승 선봉장으로 나선다.

김은중의 예리한 창끝은 공중에서 떨어지는 새털을 자를 만큼 더욱  날카
로워졌다. 이에 맞서는 김병지의 방패도 철옹성을 연상시킬 만큼 훨씬 견고
해졌다.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 두 선수의 불꽃 튀는 승부의 결과에 따라 우
승컵 향방이 결정날 전망이다.

최근 왼쪽 눈 실명 사실이 공개돼 인간승리의 주인공으로 떠오른  김은중
은 FA컵 우승을 통해 감동적인 드라마의 피날레를 장식하겠다며 의욕을 불
태우고  있다. 대전이 결승에 진출하기까지 치른 3경기에서 연속골(3골)을
터뜨리며  급상승 중이다. 절정의 골 감각을 결승전까지 이어가 지난 97년
창단한  이후 무관의 설움에 시달려온 팀에 첫 우승의 감격을  안기겠다는
게 김은중의 다짐이다.

대전의 ‘믿는 구석’이 김은중이라면 포항은 김병지의 물 오른 철벽방어
에 기대를 걸고 있다. 스트라이커 이동국이 오른쪽 발목 염좌로 결승전  출
장이 불투명해짐에 따라 김병지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이다. 지난 1
8일 울산현대와의 준결승에서 신들린 듯 2개의 페널티킥을 잇달아  막아낸
상승세가 무섭다. 김병지가 FA컵 결승에서 ‘독기’를 품고 나서는  이유도
흥미롭다. 자신을 향한 거스 히딩크 대표팀 감독의 싸늘한 눈빛을 애정  어
린 시선으로 돌려놓기 위해서다.

한편 대한축구협회는 FA컵의 열기를 고조시키기 위해 서울 시내 초·중·
고 135개교에 초청장을 발송함으로써 단일대회 사상 최다 관중속에서 결승
전이 치러질 전망이다.

정규 시즌 꼴찌팀 대전의 ‘반란’이냐,포항의 5년 만의 정상탈환이냐.양
팀의 선봉장 김은중과 김병지의 다리에 굵은 힘줄이 불끈 솟아오르고 있다.

고진현기자
jhkoh@sportsseoul.com


< 스포츠서울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