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함께 뛰게 해주세요!”

한때 유행한 모 음료회사의 CF카피가 딱 들어맞는 상황이 축구국가대표팀에서 벌어지고 있다.
올시즌 중반까지 대전 시티즌에서 한솥밥을 먹은 김은중(24·베갈타 센다이)과 이관우(25·대전)가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김은중은 지난 2일 대표팀이 일본에 도착하면서부터 이관우의 ‘일본 가이드’를 자처하고 나섰다.
김은중은 지난 2일 첫 훈련지인 도쿄국립경기장으로 가는 동안 이관우를 옆자리에 앉힌 채 시내풍경을 일일이 설명해주며 그동안 나누지 못한 회포를 풀었다.
두 선수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같은 방을 쓸 정도로 남다른 우애를 보이고 있다.

이렇듯 둘 사이의 우애가 남다른 것은 대전 ‘입단동기’일 뿐 아니라 지난 2001년 대전의 FA컵 우승 당시 결승전에서 결승골을 만들어낸 ‘찰떡궁합’ 콤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은중이 올시즌 중반 J리그로 진출하면서 둘 사이가 소원해졌다.

이 때문에 3개월여 만에 일본에서 재회한 김은중과 이관우는 ‘신혼부부’처럼 둘만의 애정(?)을 과시하고 있다.

둘의 애정은 우정을 넘어 다시 한솥밥을 먹고 싶다는 바람으로까지 이어졌다.
오는 2004년 1월1일 센다이와의 계약이 끝나는 김은중은 6일 ‘도쿄 베르디 클럽하우스’ 연습장에서 가진 오후훈련에서 “미드필더가 강한 팀으로 이적하고 싶다”며 “(이)관우 형처럼 호흡이 딱 맞는 미드필더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이관우 역시 “(김)은중이와 함께 뛸 수 있으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고 맞장구를 쳤다.

김은중은 소속팀 센다이가 J2리그로 강등됨에 따라 일왕배를 마치는 내년 1월1일 계약이 자동종료된다.
이에 따라 김은중의 소속사인 이반스포츠의 이영중 사장이 다른 팀으로의 이적을 협상하고 있다.

그러나 김은중은 “이적에 관해 아직 아무런 귀띔을 받지 못해 답답하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한편 최윤겸 대전 감독과 김광식 사장은 수시로 김은중에게 전화를 걸어 내년 시즌 ‘대전컴백’ 회유작전을 펴고 있어 김은중의 마음이 흔들리는 상태다.

/도쿄=이영호 horn@sportstoday.co.kr

* 이 기사는 스포츠투데이의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