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수단 숙소에서 파트너 스와핑(?) 사건이 발생했다.

한국선수들은 지난 2일 일본에 도착한 뒤 마지막으로 합류한 J리그 소속 선수들과 함께 ‘전승우승’을 위한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특히 이번 일본원정은 실추된 대표팀의 명예회복을 위한 무대인 만큼 홍콩전을 앞두고 실시한 훈련에서 선수들의 몸놀림은 어느때보다 가벼워보였다.

이런 가뿐한 몸놀림 뒤에는 ‘룸메이트 스와핑’이라는 엄청난 대가(?)가 숨어 있었다.

울산에서의 합숙훈련이 실시되던 지난 11월29일 19명의 선수들은 대표팀 코칭스태프와 주무가 맺어준 대로 2인1실로 방을 썼다.
전체인원이 홀수인 덕에 최고참 김도훈(33·성남)은 독방을 쓰는 영광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2일 일본행 비행기에 오른 뒤 대표팀의 일부 선수들로부터 룸메이트를 바꿔달라는 민원이 코칭스태프에게 접수되기 시작했다.

결국 코칭스태프는 일본 숙소에 짐을 푼 뒤 선수들에게 “맘에 맞는 사람끼리 룸메이트를 정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순간 선수들은 일제히 보따리를 싸들고 맘에 맞는 동료·선후배끼리 ‘짝짓기’소동을 벌였다.

결국 대부분이 평소 마음이 통하는 동료들과 함께 잠자리에 들 수 있게 돼 선수단 분위기는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최용수와 안정환은 J리거로서 또 스트라이커와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긴밀한 호흡을 맞춰야하는 만큼 서로의 요구(?)에 의해 한방을 쓰게 됐다.
반면 고참급인 유상철(요코하마)은 수발을 받아줄 후배로 조세권(울산)을 선택했다.

올시즌 대전돌풍의 핵심이었던 이관우(대전)와 김은중(센다이)은 당연한 파트너.

그러나 이런 와중에도 ‘왕따’는 있었다.
동료들이 짐을 싸고 오는 것을 지켜보던 현영민(울산)과 박재홍(전북)은 아무도 찾는 이가 없어 둘만의 ‘눈물어린 합방식’을 치러야만 했다.

/도쿄=이영호 horn@sport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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