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대전-성남 간의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러낸 대전 월드컵경기장.

경기 후 일찌감치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성남에 대한 시상식이 마련됐지만 분위기는 마치 시즌 우승팀이 대전인 것 같은 착각이 들게 할 정도였다.

대전 구단 관계자들은 "사실상 올 시즌 우승팀은 우리가 아니냐"며 자신있게 말하고 다녔다. 우승팀인 성남을 이날 3-2로 꺾었기 때문에 그보다는 올 시즌 홈 관중 1위, 홈 승률 1위라는 구체적인 수치가 이들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줬다.

지난해 한·일 월드컵 이후 잠시 호황을 누렸던 프로축구는 올해 300만 관중 돌파라는 야심찬 목표를 내걸었지만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전체 경기수는 올스타전 포함 265경기로 지난해 179경기(컵대회, 올스타전 포함)보다 크게 늘었지만 관중수는 265만명에서 244만 8868명(올스타전 5만 5874명 포함)으로 오히려 줄었다.
월드컵 이후 스타급 플레이어들이 잇따라 해외로 진출한 데다 잦은 대표팀 차출, 그라운드에서의 폭력, 심판 판정에 대한 불신, 행정력 부재 등이 어우러져 관중을 그라운드에서 몰아냈다.

반면 올해 대전의 비약은 눈부셨다. 대전은 홈경기로 치른 22경기에서 총 41만 9794명의 관중을 맞이했다. 경기당 평균 1만 9082명으로 12개 구단 중 단연 1위. 전체 경기당 평균 관중수 9241명의 두 배를 웃도는 수이며 관중수 2위 전북 현대(경기당 1만 2692명.총 27만 9220명)마저도 비교 대상이 못 될 정도로 압도적이다. 관중수 최하위를 차지한 부산 아이콘스(경기당 2753명.6만 555명)를 놓고 보면 대전은 3~4경기 만으로 부산의 시즌 총 관중을 넘어선 셈이 된다.

최종 순위 6위를 차지한 대전이 홈 관중수에서 1위를 차지한 데는 분명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홈 승률이 좋았다. 대전은 올 시즌 홈 22경기에서 14승 6무 2패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마지막 성남전을 승리로 이끌며 홈 11경기 연속 무패(7승 4무)로 시즌을 마감했다. 최윤겸 감독을 중심으로 한 선수단의 철저한 홈 경기 필승 전략에 팬 중심의 구단 마케팅 등이 더해져 올 시즌 대전은 "작은 기적"을 이룰 수 있었다.

배진남 기자 hosu1@daily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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