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이루어졌다.' 
이탈리아전의 감동을 재현하기 위해 발벗고 나선 대전이 '주중 프로축구 경기 만원관중'이라는 '기적'을 창조했다.2002월드컵에서 가장 짜릿한 경기였던 6월18일 한국과 이탈리아의 16강전의 열기가 정확히 1년 만에 고스란히 재현됐다.18일 대전월드컵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4만3077명.수용규모 4만1700명을 1377명이나 초과하는 '초'만원관중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스탠드도 빼곡히 들어찼지만 남아도는 기자석과 복도, 계단에도 대전 홈팬으로 가득찼다.이날 대전의 관중수는 지난 3월23일 대구에서 벌어진 대구-수원삼성전의 4만5210명에 이은 역대 프로축구 1경기 관중 2위다.

프로축구연맹의 직원은 "월드컵같다!"는 외마디 감탄사로 대전-울산전이 벌어진 경기장의 분위기를 표현했다.1년 전 이탈리아를 꺾고 8강에 진출한 감격을 1년만에 재현하기 위해 대전축구팬들이 너나할 것 없이 '비 더 레즈(Be the Reds)' 티셔츠를 꺼내 입고 경기장에 나왔기 때문이다.붉은 셔츠를 입은 관중에게 입장료 50% 할인혜택을 주기도 했지만 팬들의 축구사랑이 전제되지 않으면 볼 수 없는 '붉은 물결'이었다.'이탈리아전의 감동'을 재현하겠다던 대전 구단의 꿈★도 실현됐다.

주중 경기에서는 보기드문 관중이었고, K-리그에서 보기드문 홈팬의 열정이었다.경기시작 휘슬이 울리자 2002월드컵의 추억 또 하나가 재현됐다.다름아닌 카드섹션과 대형현수막.북측 서포터스석에는 대전의 올시즌 캐치프레이즈인 '2003 미라클' 문구가 쓰여진 자주색 대형천이 펼쳐졌고 동측 스탠드에는 일반 관중의 손으로 '대전사랑' 카드섹션이 연출됐다.

재미를 더한 것은 후반 11분 이천수의 색다른 골 뒤풀이.그동안 '베컴의 닭볏머리''태극무늬 머리'등 화려한 머리모양을 선보였던 이천수는 예상 밖으로 평범한 갈색머리를 하고 나왔으나 네번째 골을 넣고 난 뒤 질풍처럼 달리며 감격을 표현하지 않고 슬금슬금 코너 깃대쪽으로 갔다.그가 유니폼 상의를 벗으니 그 안에는 직접 쓴 듯한 서예글씨체로 '월드컵 때 감사했습니다'라는 재치있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AGAIN 1966'이 아니라 'AGAIN 2002'가 실현된 것이다.대전시와 대전구단의 빈틈없는 노력과 대전시민의 축구사랑이 함께 빚어낸 감동의 무대였다.비록 경기는 유상철~도도~최성국~이천수의 릴레이골로 울산의 일방적 4-0승리로 끝나고 말았지만 1년만에 재현된 축구열기는 K-리그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여준 한판 승부였다.

대전 | 정은희기자 ehjeong@

* 이 기사는 스포츠서울의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