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7경기에서 단 1승.
그러나 올시즌은 여섯경기만에 4승.

프로축구 만년 꼴찌 후보 대전 시티즌의 돌풍이 거세다.
초반 깜짝쇼로 치부하기엔 경기 내용도 탄탄하다.

걸출한 신인이나 특급 용병도 없고, 트레이드로 보강된 대형선수도 없다.
선수가 달라지지 않았는데 전력이 업그레이드된 것은 결국 최윤겸 감독 부임 후 팀 컬러가 바뀌었다고밖에 볼 수 없다.

▶역삼각 구도-안정과 변화의 출발점

대전의 기본 포메이션은 4-3-3이다.
미드필드진에 세명을 두는 시스템은 통상 수비형 미드필더 두명, 공격형 미드필더 한명을 포진시키나 대전은 역삼각형 구도다.
그만큼 공격에 힘을 가한 것이다.
두명의 공격형 미드필더들은 포백의 양 사이드 수비가 오버래핑으로 공격에 가담할 때는 후방으로 치우쳐 백업 임무를 수행하는 한편 직접 전방 사이드로 빠져나가 윙플레이어들이 중앙으로 이동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 주기도 한다.
이용수 KBS 해설위원은 "여섯경기에서 4점만 내준 대전 수비의 안정감은 미드필드진의 원활한 백업 플레이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이관우-프리 스타일

대전엔 인기 플레이메이커 이관우(25)가 있다.
이관우는 고질적인 발목 부상으로 전 경기를 소화하지 못한다.
대체로 후반에 조커로 뛴다.
이관우가 나서면 미드필드진은 공격형 1명-수비형 2명으로 바뀐다.
이관우에게 수비 부담을 전혀 주지 않는 대신 그 빈 자리를 두명의 미드필더들이 뒤에서 받쳐주는 형태다.
최윤겸 감독은 "이관우는 패스 타이밍, 슈팅 능력 등에서 뛰어나다. 그가 공격의 활로를 뚫을 수 있게끔 자유롭게 플레이할 것을 주문한다"고 말한다.
이관우는 네 경기에서 교체멤버로만 뛰면서도 세 개의 공격포인트(2골.1어시스트)로 최감독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투터치 이내 패스-경기를 장악하라

볼을 갖고 있는 시간이 많아졌을 뿐만 아니라 패스도 빠르게 진행된다.
최감독은 "연습 때도 문전을 제외한 공간에선 투터치 이내 패스를 주문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자연스레 패스를 받기 전부터 볼을 주려는 선수들의 움직임을 미리 살피게 되고, 선수들 간 거리도 좁혀지면서 수비 전환 시 압박에도 효과를 보게 된다.
다만 너무 좁은 공간에서 볼을 돌리고, 기계적으로 움직여 패스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점은 풀어가야 할 숙제다.

최민우 기자
minw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