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수 없다.우리가 정말 해낸 것인가.”

2일 포항과의 경기에서 2-1로 극적인 역전승을 하면서 올시즌 3연승을 이어간 대전 선수들은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는 표정이었다. 지난해 단 1승을 거두며 경기를 하기만 하면 지는 타성에 젖어있던 선수들로서는 3연승은 물론 역전승이란 것에도 익숙할 수 없었다. 그러면서 모든 공은 선수들 입장에서 팀을 이끌어가는 최윤겸 감독에게 돌렸다.

구단측 역시 축제분위기에 빠졌다. ‘1년새에 팀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나’하며 기쁨에 앞서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일등공신인 최 감독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러나 감격의 주인공 최 감독은 무척 담담했다. 포항전에서 이긴 밤 감격에 젖어 축하주라도 한잔하지 않을까 했지만 대전 시내 한 식당에서 선수들과 함께 가볍게 죽을 먹으며 이를 대신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에게 ‘계속 자신감을 가져라’는 정도로 간단하게 칭찬의 말을 전했다. 상위권 도약에 대한 야망을 물으면 여전히 “전 구단을 상대로 1승씩만 거두고 싶다”는 소박한 소망을 밝히는 최 감독이다.

최 감독을 시즌 중 떠나보낸 부천SK는 그 순간 4연패에 빠져 올시즌 부진의 수렁에 깊숙이 발을 담그고 있었다.

대전 | 원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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