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역전을 노린다.’

23일 전국에서 펼쳐진 삼성하우젠 K리그 2003개막전은 축구팬들이 한동안 잊고 있던 이름들을 일깨웠다.
짧게는 몇 달에서 길게는 몇 년씩 부상 등으로 경기장에 나서지 못하던 이들이 시즌 개막 전부터 맹활약을 펼쳤다.

선두주자는 안양의 진순진(29). 조광래 감독이 올시즌 안양 공격의 핵으로 지목하고 있는 진순진은 포항과의 개막전에서 2골1도움을 기록하는 맹활약으로 팀의 4-3 재역전승을 이끌었다.

진순진의 개인사를 들여다보면 한 편의 드라마 그 자체다.
진순진은 지난 99년 실업 할렐루야에서 1순위로 안양에 입단, 화려하게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입단 첫해 11경기에서 1골을 기록하며 실망감만 남겼을 뿐이다.
절치부심하고 시작한 2000년에도 부진은 계속됐고 설상가상으로 연말에 교통사고까지 당하고 말았다.
그때 목과 허리, 어깨를 다치는 중상을 입고 1년 이상을 재활에 매달려 지난해 비로소 그라운드에 돌아올 수 있었다.
복귀 뒤 18경기에 출전, 6골을 뽑아내며 재기를 예감케 하더니 기어코 개막전에서 사고를 친 것이다.

진순진은 “올시즌 꾸준히 출전하는 게 목표다. 그리고 득점왕에도 도전해 보겠다.”며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조감독은 진순진을 바티스타와 함께 투톱 1순위로 놓고 있다.

무릎 부상에서 1년여 만에 돌아온 ‘노지심’ 이상헌(28)도 안양의 우승 레이스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안양은 ‘붕대투혼’의 원조격인 이상헌이 젊은 선수들 위주로 구성된 팀을 단합시키는 데 단단히 한몫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포항전에서도 아직 동료들과 호흡은 불안했지만 특유의 파이팅만은 여전했다.

대전의 신진원(29)도 올해의 재기상 후보다.
97년 신인왕 출신 신진원은 전남에서 2년 만에 친정팀으로 돌아와 치른 성남과의 개막전에서 특유의 넓은 시야와 정확한 패싱을 선보이며 지난해 챔피언 성남을 괴롭혔다.

최윤겸 감독은 “선수층이 얇은 우리 팀 사정상 신진원처럼 검증된 선수의 비중이 크다. 고질적인 발목 부상에 시달리고 있는 이관우(25)의 빈자리를 신진원이 잘 메워줄 것이라고 믿는다”며 그에게 거는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임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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