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티즌이 올 K-리그를 강타할 초특급 태풍을 준비하고 있다. 이제는 만년 꼴찌, 최하위 팀 등 불명예스런 닉네임을 떨쳐버리기 위한 사령탑 최윤겸 감독과 선수단, 스태프 등이 똘똘 뭉쳐 일궈내고 있는 지옥훈련에서 선수단의 각오는 새롭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새하얀 백사장에 둘러 쌓인 지중해 최고의 미항-안탈리아. 그 곳에는 올 시즌 K-리그를 강타할 대전의 돌풍이 불고 있다.

대전 선수단은 안탈리아 근교 벨렉에 있는 훈련장에서 지옥훈련으로 매일 땀 샤워를 하고 있다. 선수들의 얼굴에서는 지난해 단 1승만을 거둔 채 K-리그 최하위였던 상처나 만년꼴찌라는 패배의식, 구단의 위기 등은 찾아보기 힘들다.
매일 거듭되는 지옥훈련으로 검게 탄 선수들의 얼굴에서는 굳은 의지가 샘 솟고 눈빛은 독수리의 눈을 닮아가고 있다.
선수들은 훈련이 끝난 뒤 거친 숨을 몰아쉬며 구단측에 “연승에 따른 보너스나 준비하라”며 농담을 할 정도로 여유도 찾았다.

돌풍의 중심에는 팀내 억대 연봉 3인방인 김은중(24·FW), 이관우(25·MF), 최은성(32·GK)이 있다. 지난 2001년 FA컵 결승골을 터뜨리며 값진 우승을 안겨준 김은중은 킬러로 다시 태어난다는 각오다. 크고 작은 부상으로 고생했던 이관우도 자로 잰 듯한 정교한 패싱력과 슈팅능력이 갈수록 날카로워지고 있다.
김은중은 최근 대표팀 후보에도 올라 한껏 주가를 올리고 있으며 올 K-리그에서는 별명다운 슛으로 팀의 상승세를 주도하겠다는 각오다. 특히 그동안 단점으로 지적됐던 지구력도 지옥훈련으로 말끔히 해소했다.
맏형격인 최은성은 몸을 사리지 않는 훈련으로 “한번 해보자”며 선수들을 독려하고 나섰다.

훈련 스타일도 달라졌다. 훈련 전 내용 사전설명으로 훈련 이해도와 선수간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또한 목원대 개인운동검사 결과를 토대로 선수 개인의 훈련량과 체력을 보강하는 등 맞춤 훈련을 강화했다.

최근 훈련은 4-3-3 전술을 기초로한 멀티플레이 적응력을 높이고 있다. 강압수비와 자신감이 돋보이고 있으며 트레이드된 박철의 수비와 게임 리딩력, 김종현의 플레이가 눈에 띄게 좋아지는 등 수비력이 향상되고 있다. 김은중과 이관우, 신진원의 플레이도 향상되고 있다.

최윤겸 감독(41)은 부임 후 선수들에게 근성 없는 축구를 지양하고 강한 압박과 미드필드로부터의 세밀한 공격을 지시했다. 또 지명도를 무시한 포지션별 무한경쟁을 선언한 것도 선수들의 숨었던 실력을 한껏 발휘하기 위한 전략이다.
또한 권위주의에서 벗어나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면서 최 감독만의 스타일을 담금질하고 있다.

최 감독은 수비선수는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고 패스를 더 강하게 하며 볼을 잡고 있는 선수 및 주위선수에 대한 사전예측 플레이를 강조했다.

팀의 주장인 골키퍼 최은성(32)은 “선수 전원이 개인훈련을 자처하고 있는 등 의욕적이다. 우승도 해볼 만하지 않느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선수단 분위기는 좋다”며 분위기를 전달했다.

김광식 사장은 “최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의 분위기는 매우 좋다”며 “강도높은 훈련으로 한번 해보자는 선수들의 의지가 매우 강하게 작용해 저마다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는 3월23일 열리는 지난해 정규리그 우승팀 성남과의 첫 경기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대전의 돌풍은 이 개막전부터 불어닥칠 것이기 때문이다.

김형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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